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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0억원 지원받은 신세계건설, 반년새 자본 800억 사라져…깨진독에 물붓기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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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5. 09. 25. 18:41

올 2월 이어 7개월만에 사모채 발행
적자 지속에 부채비율 악화
사익편취 규제 대상 포함도
“중장기 사업포트폴리오 위주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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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건설이 최근 6%대의 고금리 사모채를 발행했다. 지난 2월에 이어 7개월만이다. 신세계그룹으로부터 대규모 유동성을 지원받으며 한 숨 돌리는 듯 했지만, 자본이 다시 감소되고 있어 금융비용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 적자 행진이 지속되고 순차입금비율이 100%를 초과한 상태하고 있는 상태이다 보니 연내 재무건전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지난 24일 3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100억원은 신세계건설 22-1(사모)로, 200억원은 신세계건설 22-2(사모)로 발행했다. 발행대리인은 한양증권이며 만기는 2년이다.

이번 사모채 발행은 지난 2월 발행분과 차이점이 있다. 지난 2월엔 운영자금 용도로 이자율 7.1%의 사모채를 32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면, 이번엔 차환용도로 이자율 6.105%의 사모채를 300억원 규모로 발행한다. 6.105%는 공모채 2년 만기 금리 3.653% 대비 2% 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신세계건설이 신종자본증권 형태로 6500억원을 공급 받을 당시 이자율(7.078%)보다 낮은 수준이다.

신세계건설이 지난해 4월 사모채 발행 당시 이자율(7.779%)과 비교하면 지속 하락하는 추세지만, 회사의 금융비용을 고려하면 부담되는 수준이다. 회사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금융비용(245억원)은 영업손실(368억원)의 70%에 육박하는 수치다.

적자 행진이 이어지고 신종자본증권 이자지급이 발생되면서 결손금이 증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세계건설 입장에선 어려운 국면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실제 재무건전성 악화 여파로 인해 신세계그룹으로부터 6500억원을 지원받았지만 연결기준 총자본은 5591억원(2024년 말)에서 4797억원(2025년 6월 말)으로 794억원 감소됐다. 신종자본증권은 엄연히 부채지만 회계상으로는 자본으로 분류되고 있다.

문제는 유동성 지원 이후에도 재무건전성이 다시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차입금이 6964억원(2024년 말)에서 7395억원(2025년 6월 말)으로 증가됐다. 순차입금비율은 21.7%(2024년 말)에서 102.0%(2025년 6월 말)로, 부채비율은 209.5%에서 259.8%로 상승했다. 순차입금비율이 크게 상승한 배경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751억원에서 2503억원으로 반토막 난 영향이 컸다.

신세계건설의 영업손실이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총체적인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건설이 올 상반기 수주한 사업도 그룹 일감인 '원주 트레이더스'와 '스타필드 창원 조성 공사'에 그칠 만큼 신규 수주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대흥동 595-170 일원 복합부지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자회사 포항프라이머스프로젝트투자금융의 경우 완전자본잠식 상태인데, 자본이 지난해 말 -491억원에서 올 6월 말 -696억원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구포항역 개발사업의 경우 포항 지역의 분양경기 부진 등으로 애초 계획 대비 본PF 전환 및 착공이 지연된 브릿지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며 "해당 프로젝트의 사업성, 본PF 전환을 포함한 사업 추진 양상이 앞으로 회사의 사업 및 재무안정성 전반에 중대한 변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신세계건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익편취 제재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외부 일감 구하기에도 나서야 한다. 공정위는 총수일가 보유지분 20% 이상과 그 회사가 50% 초과 지분을 보유한 자회를 사익편취 규제 대상으로 보고 특별 감시를 하는데 신세계건설이 여기에 포함됐다. 사익편취는 기업 총수나 특수관계인이 회사 자원을 이용해 부당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뜻한다.

신세계건설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내부거래는 217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37.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내부거래 비중(80.4%)보다 줄었지만, 사익편취 규제로 인해 내부 일감을 무작정 따내기엔 부담이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허병훈 신세계건설 대표 입장에선 '재무건전성 확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애초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믿을맨인 허 대표가 지난해 4월 회사 수장으로 선임됐던 근본적인 이유가 재무건전성 확보다. 당시 허 내정자는 잠재적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지속적인 추가 유동성 확보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 안정성을 한층 개선하는 한편, 장기적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불확실한 건설경기 대비해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한편, 기존 차입금 조달구조를 단기차입금 리파이낸싱을 통한 장기화로 변경할 계획"이라며 "조달 금리 인하를 통해 우호적 시장 금리를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확보된 사업 위주로 수주하는 등 실적 개선에 집중하는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위주로 진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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