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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팔 잃고도 9개 자격증…퇴직 금융인도 국가기술자격으로 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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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5. 09. 26. 16:23

감전사고 극복한 박익근씨, 검정형 부문 대상 수상
금융기관 퇴직 후 조경산업기사 취득한 박대경씨, 과정평가형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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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6일 서울 강서구 마곡 코엑스에서 열린 '2025년 국가기술자격 취득자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수상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산업인력공단
#. 2007년 고압 전기 감전사고로 양팔을 잃은 박익근씨는 가장으로서 삶의 의미를 잃어가던 중 국가기술자격 시험에 도전했다. 펜을 손에 쥘 수 없어 의수 사이에 볼펜을 끼우고 어깨 힘으로 글씨를 쓰는 훈련부터 시작했다. 필기와 실기에서의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하루 8시간씩 공부를 이어가 소방설비기사 자격을 취득했다. 그는 이후 전기기사, 산업안전기사, 정보통신기사 등 9개의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하며 끊임없는 도전을 이어왔다. 현재는 소방설계사무소에서 설계 검토와 도면 파악 업무를 맡고 있다. 박씨는 "노동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제게 자격증은 희망의 불씨이자 삶의 증거였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6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2025년 국가기술자격 취득자 우수사례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국가기술자격을 통해 취업·재취업·창업에 성공하거나 직무 역량을 인정받은 사례를 널리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검정형과 과정평가형 두 부문에서 모두 30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가기술자격은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기술·기능 인력을 양성하고 평가하기 위한 제도다. 시험을 통과해 자격을 부여하는 검정형과, 교육·훈련 과정을 이수한 뒤 내·외부 평가에 합격하면 자격을 받는 과정평가형으로 운영된다.

이번 공모전에서 박익근씨는 검정형 부문 대상에 올랐다. 그는 불의의 사고에도 포기하지 않고 자격증 취득으로 새로운 길을 열며, 국가기술자격이 장애를 넘어선 도전의 상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과정평가형 부문 대상은 금융기관에서 30여 년을 근무한 뒤 정년퇴직한 박대경씨가 받았다. 박씨는 퇴직 후 과정평가형 조경산업기사 교육과정을 수료해 자격을 취득했고, 현재는 대학 조경관리직으로 재취업했다. 그는 "조경 분야는 생각지도 못했던 길이었지만 지금은 새로운 인생 2막을 살고 있다"며 "과정평가형 자격 참여가 운명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굴된 우수사례들은 책자로 제작돼 수험자와 국민에게 배포될 예정이다. 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은 국가기술자격을 국민의 경력개발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도록 성공사례를 지속적으로 알리고, 산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해 제도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현장 수요에 맞는 자격 신설과 운영 개선을 통해 국가기술자격이 취업·재취업뿐 아니라 창업과 평생학습의 기반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임영미 노동부 직업능력정책국장은 "국가기술자격이 국민의 역량 개발과 발휘의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산업계와 소통하며 제도를 발전시키겠다"며 "앞으로도 성공사례를 적극 발굴·홍보해 자격제도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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