臺 동의 못한다 입장 강력 피력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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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현 정부의 임기 말까지 전 세계 반도체의 국내 생산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5000억 달러(700조 원)의 국내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전 세계 첨단 반도체의 90% 이상을 생산하는 대만이 미국과는 멀리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중국과는 근거리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우려된다고도 설명했다.
러트닉 장관의 말처럼 실제 대만의 반도체 생산업체 TSMC(타이지뎬臺積電)는 현재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특히 첨단 공정의 시장점유율은 90%를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마디로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한다고 할 수 있다. 러트릭 장관이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희박한 제안을 한 것도 이해는 된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의 이와 같은 제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훔쳐 갔다"면서 "대만이 미국에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거의 협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노출돼 있는 대만 입장에서는 미국의 주장을 마냥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외면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해야 한다. TSMC가 조 바이든 전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생산시설 미국 유치 정책에 맞춰 2020년부터 미국 내 투자를 늘려온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3월에 10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해 총 1650억 달러까지 투자액을 확대한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해야 한다.
그럼에도 협박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러트닉 장관의 제안 만큼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리쥔(鄭麗君) 행정원 부원장(부총리)이 1일 대미 협상을 마치고 귀국한 후 공항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미국 측의 이른바 '5대5' 생산 제안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