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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CJ올리브영, 압구정서 K-뷰티 세계로…첫 글로벌 미용관광 매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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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경 인턴 기자 | 정문경 기자

승인 : 2025. 10. 0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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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올리브영 압구정 로데오점 3층에서 한 고객이 페이스 마스크 제품을 고르고 있다./ 이태경 인턴 기자
지난 2일 오후 1시 기자가 찾은 압구정 로데오 일대는 특유의 번잡함 속에서도 독특한 풍경을 드러냈다. 유리 외벽 너머로 환한 조명이 빛나는 건물이 단연 눈에 띄었고, 그 주변으로는 수많은 성형외과와 피부과 간판이 줄지어 서 있었다. 캐리어를 끌고 병원 인근 거리를 오가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은 이곳이 단순한 상업 거리를 넘어선 '미용관광의 중심지'임을 방증했다.

CJ올리브영은 지난달 30일 지상 3층 260평 규모의 국내 첫 '글로벌 미용관광 특화매장'을 압구정로데오점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새 단장한 매장은 기존 46평 대비 5배 이상으로 커졌다. 미용관광을 위한 방한 관광객이 많은 압구정로데오 상권의 특성을 고려해, 협소했던 기존 매장을 압구정로데오역과 더 가까운 3개 층 규모 건물로 이전한 것이다. 단순히 화장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K-뷰티와 메디컬 뷰티를 결합한 새로운 관광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의도다.

기자가 1층 매장 문을 열고 들어가자 가장 먼저 눈에 보인 것은 색조 화장 코너였다. 기초 메이크업과 프레그런스 코너가 나란히 자리 잡고 있었다. 각 진열대는 브랜드별로 구획이 뚜렷하게 나뉘어 있었고, 조명을 받은 다양한 립스틱과 케이스들이 일제히 반짝이며 방문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단순한 판매대라기보다 '전시관'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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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올리브영 압구정 로데오점 2층에 K-푸드와 건강식품이 전시돼 있다. / 이태경 인턴 기자
1층에서 뚜렷한 인상을 남긴 공간은 퍼스널 컬러를 측정할 수 잇는 '픽 유얼 컬라' 코너였다. 단 한 번의 촬영만으로 개인의 피부 톤과 조화를 이루는 색상을 찾아주는 코너이다. 이곳에서는 한 직원이 영어로 외국인 관광객과 대화를 나누며, 측정 결과에 따라 어울리는 제품을 직접 권하고 있었다.

매장의 한 직원은 "최근 우리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제품이 바로 '퓌(fwee)'"라고 귀띔했다. '퓌'는 최근 핫한 인기 메이크업 브랜드로, 틴트 등의 자연스러운 발색과 가벼운 텍스처를 앞세워 MZ세대 사이에서 급부상했다. 특히 올리브영 단독 입점을 계기로 해외 소비자에게까지 인지도를 넓히며, '한국에 오면 반드시 사야 하는 올리브영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다. 실제 매장 한편에 마련된 '퓌' 매대 앞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제품을 테스트하며 사진을 남기는 풍경으로 붐볐다.

2층으로 올라가자 매장의 성격은 한층 더 넓어졌다. 이곳은 퍼스널케어와 웰니스 존으로 구성돼 있는데, 첫눈에 들어온 것은 다양한 헤어 케어 제품들이었다. 두피 건강을 강화한다는 기능성 샴푸부터 '탈모 증상 완화'를 전면에 내세운 전문 라인까지.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K-푸드' 존이었다. 매운 새우깡, 불닭볶음면 등 한국을 대표하는 스낵들이 길게 진열해 있는 풍경은 화장품 매장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한국적 매운맛 등 K-컬처의 일환으로 자리 잡은 '먹거리'를 함께 큐레이션했다. 그 옆에는 유산균 브랜드 '락토핏', 건강기능식품 '바이탈 뷰티' 등 웰니스 제품군이 자리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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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올리브영 압구정 로데오점 1층에서 한 고객이 색조 화장품을 구경하고 있다./ 이태경 인턴 기자
3층에 들어서자 매장의 정체성이 더욱 뚜렷해졌다. 이 층은 스킨케어 카테고리에 집중된 공간으로, K-뷰티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분야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었다. 벽면을 따라 진열된 제품군은 종류도 다채로웠다. 기본적인 시트 마스크부터 피부에 밀착되는 젤 마스크, 피부 온도를 낮춰주는 '얼음장 팩'까지, 기능과 사용감에 따라 세분화 된 마스크팩이 가득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3층 한편에 마련된 '뷰티 카운슬링 존'이었다. 올리브영 소속 전문 컨설턴트가 상주하며 방문객의 피부를 진단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뷰티 컨설팅을 해준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단순한 쇼핑이 아니라 '개인화된 K-뷰티 체험'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올리브영 압구정로데오점은 단순한 판매 매장이 아니었다. 260평, 3개 층 규모로 확장된 공간은 화려한 진열을 넘어 체험과 상담, 웰니스와 K-푸드까지 아우르며 하나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단순히 상품을 고르는 곳이 아니라, 한국의 뷰티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호흡하는 공간으로서 분명한 차별성을 드러내고 있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내국인과 외국인이 모두 즐겨 찾는 미용관광 상권에 재개점하는 압구정로데오점을 향후 오프라인 매장 전략을 고도화하기 위한 테스트베드로 삼을 예정"이라면서 "방한 관광객의 다양한 수요를 고려한 새로운 서비스와 프로모션을 통해 K뷰티를 지속가능한 방한 관광의 핵심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태경 인턴 기자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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