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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테이트 미술관, ‘현대 커미션’ 개막… 선주민 시각으로 본 생태·공존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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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5. 10. 14. 10:17

내년 4월 6일까지 영국 테이트 모던 터바인 홀서 전시
순록·자연 소재로 생명 간 연결성 표현
현대차 "선주민의 지혜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 모색 기대"
사진6)현대자동차-테이트 미술관 파트너십, 현대 커미션 마렛 안네 사라 Goavve-Geabbil展 개막
현대 커미션 마렛 안네 사라 작가./Photo ⓒ Tate (Ben Fisher)
현대자동차와 영국 테이트 미술관의 장기 파트너십으로 진행되는 '현대 커미션: 마렛 안네 사라 - Goavve-Geabbil' 전이 10월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 터바인 홀에서 개막했다. 전시는 내년 4월 6일까지 이어진다.

14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 커미션'은 현대자동차와 테이트 미술관이 2014년부터 함께 진행해온 현대미술 프로젝트로, 매년 한 명의 작가를 선정해 터바인 홀 전시 공간에 대규모 신작을 선보인다. 2015년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를 시작으로 카라 워커, 아니카 이, 세실리아 비쿠냐, 이미래 등 세계적 작가들이 참여했으며, 올해는 노르웨이 출신 예술가 마렛 안네 사라가 열 번째 작가로 선정됐다.

마렛 안네 사라는 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러시아 북부의 '사프미' 지역에 거주하는 선주민 '사미' 공동체 출신 작가다. 그는 순록 가죽, 뼈, 전력 케이블 등 사미 전통과 현대 산업의 상징적 재료를 활용해 인간·자연·동물의 상호 의존적 관계를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의 제목 'Goavve-Geabbil'은 두 개의 주요 작품명인 'Goavve-'(2025)와 '-Geabbil'(2025)을 결합한 것이다. 'Goavve'는 혹한으로 지표면이 얼어붙어 동물들이 먹이를 구하지 못하는 현상을 뜻하는 사미어로, 순록 가죽과 전력 케이블을 엮은 대형 조형물로 구현됐다. 사라는 이 작품을 통해 산업화와 기후 위기 속 사라지는 생명들을 기리는 동시에,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환기한다.

홀 내부에 설치된 '-Geabbil'(2025)은 순록의 코 구조에서 영감을 받은 미로 형태의 설치 작품이다. 'Geabbil'은 '적응력이 있는'이라는 뜻으로, 관람객은 구불구불한 통로를 걸으며 사미의 문화와 생태적 지혜를 체험하게 된다. 작품 벽면에는 순록의 가죽과 뼈가 활용되어 '모든 것을 순환시키는 삶의 철학'을 상징한다.

또한 전시장에는 사미 전통 음악 요이크와 자연의 소리, 식물 향이 어우러진 사운드·후각적 연출이 더해져 관객들이 다감각적으로 사미 공동체의 정신을 경험할 수 있다.

전시는 테이트 모던의 헬렌 오말리 국제 큐레이터와 해나 고얼리즈키 전시 어시스턴트가 공동 기획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공존과 생태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가 선주민의 지식과 삶의 방식을 통해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테이트 미술관과의 파트너십을 최근 2036년까지 연장했으며, '현대 커미션'뿐 아니라 세계 미술 연구 프로젝트인 '현대 테이트 리서치 센터: 트랜스내셔널'도 지속 후원하고 있다. 해당 센터는 글로벌 미술사 연구와 전시 교류를 통해 테이트의 국제적 관점을 확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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