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지금 동대문은] 빗줄기 뚫고 달린 자율주행버스…“위험 감지 ‘척척’, 안전 ‘든든’”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014010003382

글자크기

닫기

박지숙 기자

승인 : 2025. 10. 14. 11:42

자율주행버스 동대문A01 개통, 서울서 가장 긴 구간
"가장 도전적인 노선…청량리역 구간 '6번' 신호도 거뜬"
청량리역~경희대~장한평역까지 15㎞구간
이필형 구청장 "스마트도시 동대문, 미래형 도시로 발전"
동대문자율
서울 동대문구 자율주행 마을버스 동대문A01/동대문구
가을 폭우가 세차게 내린 13일 오후, 서울에서 교통혼잡이 가장 심한 곳 중 하나인 청량리역과 청량리시장 일대를 자율주행 마을버스 동대문A01이 알아서 척척 안전주행하며 달렸다. 라이더 4개, 카메라 8개, 레이더 1개를 장착한 동대문 A01은 거센 빗줄기 속에서도 차량 외부의 객체를 정확히 식별해 안전제일주의를 지향하며 가·감속을 자율적으로 판단했다.

동대문구는 이날 자율주행 마을버스 동대문A01 개통식을 열고 서울시 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탑승체험을 진행했다. 국내 자율주행 대표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Autonomous A2Z)가 개발한 동대문 A01은 14일부터 청량리역~경희대~장한평역까지 왕복 15㎞ 구간을 정식 운행한다. 서울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 차중 가장 긴 구간으로 총 23개 정거장을 지난다.

동대문자율주행바스
서울 동대문구는 이날 자율주행 마을버스 동대문A01 개통식을 열었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오른쪽에서 일곱 번째)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동대문구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동대문구를 크게 한 바퀴 도는 것인데, 회기동과 장안동을 환승 없이 바로 연결하는 대중교통 수단이 없어서 이 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이번 노선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차량에는 라이더 4개, 카메라 8개, 레이더 1개가 장착됐다. 이병진 오토노머스에이투지 팀장은 "비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차량 내부를 통제실에서 영상으로 확인하고, 센서의 데이터들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량리역에서 경희대로 가는 도로는 그야말로 '혼잡 그 자체'. 이곳은 청량리시장 입구 주변인 탓에 화물자와 승용차, 오토바이 등이 1차선을 완전히 정복한 구간도 있어 차량 이동이 어려운 곳이다. 폭우까지 쏟아진 이날 갑자기 끼어든 승용차로 동대문A01은 '급정거' 성능을 뽐내기도 했다. 안전제일주의가 자율주행의 제1원칙이라는 점에서 급정거 성능은 확실했다.

어린이보호구역 등 규제 구간에서는 법령에 따라 수동 운전으로 전환된다. 전체 노선 중 75%가 자율주행, 25% 보호구역에서 수동 운전으로 진행된다.

동대문자율주행1
청량리역에서 경희대 방향 구간에서 자율주행 중인 동대문A01. 라이더 4개, 카메라 8개, 레이더 1개가 장착된 동대문A01은 주행 중인 차선 위치와 주변 차량 등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내부 모니터에 송출하고 있다./박지숙 기자
◇ "매우 도전적인 노선…혼잡한 청량리역 구간 데이터, 완전자율주행 발전시킬 것"
이 팀장은 "사실 다른 지역보다 동대문구 사업은 매우 도전적인 노선"이라며 "청량리역 구간만 많게는 신호를 6번이나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도전적인 지역에서 자율주행을 하는 데이터가 자율주행 기업들에게는 큰 엣지 데이터가 되고, 이런 데이터들이 모여 자율주행 기술이 한 단계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동대문A01은 동작구 대비 5배 이상의 자율주행을 하고 있다. 이 팀장은 "이 기술들을 계속 쌓으면 현재 레벨3에서 레벨4 완전 자율주행을 동대문구에서 제일 빨리 할 수 있다"며 "취득한 엣지 케이스들이 계속 쌓이면서 완전 자율주행을 가장 빨리 적용할 수 있는 자치구가 동대문구"라고 말했다.

이날 개통식에서는 2대 중 1대가 일시 중단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이 구청은 "처음에는 고장이 났나 싶어서 아예 다른 버스로 바꿔야겠다 생각했는데, 전문가가 급히 와서 진단해 보니 운전자가 버튼 조작을 착각해 일어난 일"이라며 "시운전을 했지만 운전자도 오늘 개통식이라 긴장해 조작 미숙으로 일시 정지됐다"고 설명했다.

각 차량에는 안전관리자 1명과 서비스매니저 1명 등 총 2명이 탑승한다. 교통약자를 위해 서비스매니저를 두어 탑승을 도울 예정이다. 운행은 평일 하루 6회로, 운행 시간은 오전 9시(기점 기준)부터 오후 6시 15분(종점 기준)까지다. 만 6세 미만의 영유아는 안전상의 이유로 탑승이 제한되며, 만 14세 미만의 아동은 보호자와 동승하여 탑승이 가능하다. 개통 이후 당분간은 무료로 운영되며 2026년 하반기 유료 운영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이번 자율주행버스 개통은 동북권 교통의 새로운 이정표이자, 미래형 도시로 나아가는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구민들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동대문자율주행
이필형 동대문구청장(맨 앞 왼쪽)과 관계자들이 자율주행 마을버스 동대문A01을 탑승하고 있다./동대문구
박지숙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