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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8년 만에 운전대를 잡아봤어요”…‘흰 지팡이의 날’ 맞아 주행 체험한 시각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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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 기자

승인 : 2025. 10. 15. 18:50

한국도로교통공단 주최
시험용 차량 이용해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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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노원구 도봉운전면허시험장에서 열린 시각장애인 운전 체험 행사에서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이하은 기자
"8년 만에 운전을 다시 하게 됐습니다."

14일 오후 서울 노원구 도봉운전면허시험장에서 운전을 한 시각장애인 최재혁씨(34)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실제 운전을 할 수 있을 날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도 얘기했다. 그동안 운전대 잡는 게 꿈이었는데 현실이 됐다는 부푼 기대감이 느껴졌다. 운전을 끝내고 나온 다른 이들도 하나같이 밝은 표정을 지었다.

한국도로교통공단(공단)이 지난 14일 시각장애인의 날을 맞아 운전 체험 행사를 연 모습이다. 이는 운전면허 취득이 어려운 시각장애인들이 꿈만 꾸던 운전을 해 볼 수 있게 하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시험관 동승 하에 운전면허시험장 시험용 차량을 이용해 진행됐다.

실제로 이날 취재진이 시각장애인이 운전하는 한 차량에 탑승해봤다. 조수석에 앉은 시험관이 사이드브레이크 푸는 법, 시동 거는 법 등을 천천히 알려주며 주행을 시작했다. 시험관은 때때로 조수석의 보조브레이크를 밟으며 코스마다 핸들의 움직임을 지도하고 엑셀과 브레이크 밟는 시점을 안내했다. 코너마다 핸들을 더 꺾을 때와 풀 때를 알려주고, 속도를 더 낼 시점과 줄일 시점을 알리며 매 순간마다 안내를 통해 참석자들이 무사히 운전을 마칠 수 있도록 이끌었다.

공단은 주행 이후 행사에 참여한 16명의 참가자들에게 수료증을 전달했다. 공단은 15, 17일에도 서부운전면허시험장에서 운전 체험 행사와 시각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이어간다. 허훈선 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 사무국장은 "이번 행사는 장애를 가진 분들이 그 장애와 상관없이 새로운 경험들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이 체험 활동들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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