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불안 조짐에…양국 정부 "지원 계속될 것"
|
현지 경제전문지 엘크로니스타에 따르면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가 자유의 이념을 계속 발전시켜나가는 한 미국은 아르헨티나를 기꺼이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믿는다"며 "(내 임기가 끝나는) 2027년까지는 미국의 지원이 보장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대선에서 다시 이기면 그 이후로도 미국의 지원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밀레이 대통령을 수행해 회담에 배석한 파트리시아 불리치 아르헨티나 치안장관도 "오는 26일(중간선거일)부터 미국이 아르헨티나를 버릴 수 있다는 뜻이 아니었다"며 "정권이 바뀌면 아르헨티나에 대한 지원 여부를 다시 고민해야 할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전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아르헨티나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집권 여당이 중간선거에서 패하면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밀레이 대통령이 훌륭하게 일하고 있음을 아르헨티나 국민이 이해하고, 중간선거에서 그를 지지하길 바란다"며 "그래야 아르헨티나가 놀라운 잠재력을 실현하도록 계속 도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미국이 아르헨티나에 대한 조건부 지원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아르헨티나 채권 값과 주가가 떨어지고 페소-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등 시장이 동요했다.
아르헨티나에선 이달 26일 상원의원 24명(전체 72명 중 3분의 1)과 하원의원 127명(전체 257명 중 약 2분의 1)을 선출하는 중간선거가 실시된다.
4년 임기의 절반을 눈앞에 둔 밀레이 대통령에겐 국정 운영에 대한 중간 평가의 의미를 갖는다.
현지의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보수 성향 집권 여당 자유전진(LLA)이 지지율 면에서 진보 성향 야당 페론당에 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BBC 스페인어판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정부가 경계하는 것으로 야당의 승리 가능성을 짚었다. 이번 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2027년 대선에서 정권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다.
아울러 미국으로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남미에서 가장 확실한 우군인 아르헨티나 여당이 입지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중간선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미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의 확대 해석을 경계하며 측면 지원에 나섰다. 엘크로니스타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지원은 선거 결과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정책적인 측면과 연결돼 있다"며 "(아르헨티나 여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해도) 밀레이 대통령이 의회의 입법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재의요구권)을 계속 행사할 수 있다면 미국의 지지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르헨티나가 어떤 정책을 시행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좋은 정책을 계속해서 시행하면 미국의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베선트 장관의 발언을 근거로 미국의 경제 지원이 중간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베선트 장관은 아르헨티나의 부채 상환 지원을 위해 200억 달러(약 28조원) 규모의 민간 기금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며 민간 은행과 국부펀드 등이 참여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금이 조성되면 아르헨티나에 제공하기로 한 2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는 별도로 운영될 것이라며 이를 더하면 지원 규모는 총 400억 달러(약 56조원)가 되는 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