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후에는 더 형극의 길
당국의 주목과 사정에 낙마는 일상
4중전회 앞둔 최근만 해도 9명 낙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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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인민해방군 총 병력 200만명 중에서 장군은 100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 2000명 중에 한명, 즉 0.05%가 하늘의 별을 딴다는 계산은 바로 나온다. 132만명 남짓한 병력을 보유한 미국의 장군 수가 800명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중국의 장성이 어느 정도 위상을 자랑하는지는 바로 알 수 있다.
당연히 장군이 되면 대교(대령) 때와는 위상이 엄청나게 달라진다. 한국처럼 100가지가 달라지는 정도가 아니다. 과오 없이 생존하는 한 평생 현역 시절의 대우를 그대로 받는 특전을 대표적으로 꼽아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중국의 이른바 첸구이쩌(潛規則·공공연한 비밀인 관행)에 따르면 이 특별대우는 솔직히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해야 한다. 무엇보다 장군이 되면 만지는 검은 돈이 엄청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다른 사례를 들 필요도 없다. 2009년부터 약 3년 동안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부부장을 지낸 구쥔산(谷俊山·69) 전 중장이 부정축재한 액수가 약 250억 위안(5조 원)이었다면 진짜 그렇다고 해야 한다. 말할 것도 없이 그는 간 크게도 이런 죄를 저지른 탓에 지금 종신형을 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장군 승진 이후에도 웬만큼만 줄을 잡을 경우 권력 핵심부에 진입하는 것은 완전 식은 죽 먹기라고 해도 좋다. 한마디로 인생이 확 달라진다.
하지만 장군이 되면 감내해야 할 일도 하나 있다. 철저하다는 말도 부족한 감시의 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운명적 신세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교관(校官·영관)급 시절에는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는 부정부패도 적발되기가 쉽다. 또 이른바 파당에 휩쓸리면서 권력을 탐하다가는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중국 군부의 고질병인 부정부패와 패거리 문화로 인해 일거에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장군에서 비참한 신세가 된 케이스는 구진쥔 전 중장 이외에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20일 4일 일정으로 열리는 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회)에서 각종 비리 혐의로 인해 낙마가 공식 발표될 상장(대장)급 고위 장군이 무려 9명이 될 것이라는 소문은 이로 보면 하나 이상할 것도 없다.
중국에서 장군이 된다는 것은 '양날의 칼'을 쥐는 것이라고 해도 좋다. 시쳇말로 모 아니면 도인 '러시안 룰렛' 게임에 참여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간 작은 사람은 감히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중국 군부 내에서 '장군은 '극한직업'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면서 이른바 한국식의 '장포대'로 만족하는 고위 장교들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