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與김영진 “한국투자공사, ESG 원칙 어기고 ‘담배·석탄’에 1.2조 투자”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026010009980

글자크기

닫기

심준보 기자

승인 : 2025. 10. 26. 12:26

김영진 "내부 배제원칙 위반…글로벌 기준 맞는 책임투자 해야"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영진 의원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영진 의원실
한국투자공사(KIC)가 자체적으로 수립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배제 원칙을 지키지 않고, 담배 및 석탄 관련 기업에 약 1조2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글로벌 연기금들이 ESG 경영 강화 기조에 따라 관련 투자를 축소하는 흐름과 달리 KIC는 오히려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KIC로부터 제출받은 '투자배제 전략 관련 내부자료'를 분석한 결과, KIC는 △담배 △석탄 △대마 △논란 무기 △아동노동 등 5개 분야를 투자배제 대상 테마로 지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김 의원실이 KIC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자료를 추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KIC는 글로벌 담배기업 '필립 모리스 인터내셔널'과 '알트리아 그룹' 등에 대한 투자를 유지하고 있었다. 또한, 독일 환경단체 우어게발트(Urgewald)가 발표한 '2025년 세계 석탄 퇴출 리스트'에 포함된 19곳 등 담배와 석탄 분야에만 약 8억7500만 달러(약 1조2600억원)를 투자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KIC가 투자한 석탄 관련 기업 중 12곳은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가 이미 투자배제 대상으로 지정한 곳으로, KIC의 ESG 기준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NBIM은 석탄 매출 비중이 30%를 넘는 기업을 투자에서 배제하는 반면, KIC는 50% 이상인 기업만 배제하는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배 기업 투자 역시 유사한 상황이다. NBIM과 뉴질랜드 연기금(NZ Super Fund) 등은 '필립 모리스 인터내셔널'과 '알트리아 그룹'을 전면 투자배제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으나, KIC는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를 오히려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진 의원은 "KIC가 ESG 투자배제 원칙을 내부 지침으로 세워놓고도 실제로 지키지 않는다면, 이는 국민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국내 유일 국부펀드로서 국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책임투자 원칙'을 분명히 하고, 글로벌 수준의 ESG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훨씬 엄격한 배제 기준을 적용하면서도, 최근 5년간 수익률 면에서 KIC를 크게 앞질렀다"며 "수익률을 핑계로 글로벌 ESG 기준을 외면하는 것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심준보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