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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날도 추운데 적도로 떠나 볼까…에메랄드빛 몰디브, 그 곳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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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 이장원 기자

승인 : 2025. 11. 11. 08:47

산호초 지상낙원, 섬만 1200개 인도양 자연 보고
로빈슨 클럽, 상어·앵무새 만나는 환경친화 리조트
모히토 함께 낭만적 석양, 요가 힐링·스노클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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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 남부 푸나마두아 섬에 위치한 로빈슨 클럽 몰디브. / 이장원 기자
올해도 벌써 두 달이 채 안 남았다. 바빠서, 혹은 이런저런 이유로 연차유급휴가를 다 못 쓴 사람은 해가 가기 전에 써야할지 모른다. 조금 여유가 있다면 이럴 때 맘먹고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다. 날씨도 추워지는데 아무래도 따뜻한 곳이 생각난다. 이왕 따뜻한 곳으로 가는 김에 적도 근처까지 가보면 어떨까. 그 곳엔 지상낙원으로 불리는 몰디브가 기다린다. 잠시 세상을 다 잊고 에메랄드빛 바다를 보며 계절이 바뀐 나만의 휴가를 즐기러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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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 수도 말레와 섬들을 연결하는 국내선 항공편에서 바라본 바다. / 이장원 기자
몰디브는 우리에게 신혼여행지로 잘 알려져 있으면서도 생소한 곳이다. 아마도 몰디브가 어디에 있는지 물으면 모르는 사람이 태반일 것이다. 몰디브는 인도 남서쪽, 스리랑카 남쪽에 있는 인도양의 섬나라다. 26개의 환초(산호초가 고리 모양으로 발달해 생긴 섬 또는 섬무리)와 약 1200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남북으로 800㎞ 가량 뻗어 있는데 국토 면적은 아시아에서 가장 작다고 한다. 그 많은 섬을 다 합쳐도 면적이 서울의 절반도 안 된다고 하니 어떤 곳인지 호기심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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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클럽 몰디브 해변. /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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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클럽 몰디브 리조트의 거리. / 이장원 기자
몰디브 여행은 주로 리조트를 선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섬 하나가 하나의 리조트로 꾸며져 있는 경우가 많다. 1200개 가까이 되는 섬 중에 사람이 사는 섬은 200여곳 뿐이라고 하니, 무인도를 탐험할 것이 아니라면 리조트를 골라 가는 것이 몰디브 여행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선택지 중 아늑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가성비가 비교적 높은 곳을 찾는다면 로빈슨 클럽 몰디브를 고려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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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클럽 몰디브 방갈로와 섬을 잇는 다리. / 이장원 기자
로빈슨 클럽 몰디브는 몰디브 남부 푸나마두아 섬에 위치한 프라이빗 아일랜드 리조트다. 적도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이곳에 가면 푸른 바다와 그 위에 떠 있는 듯한 방갈로, 하얀 모래의 해변, 섬을 잇는 이국적인 다리, 높이 솟은 열대 나무와 그 사이로 비치는 따뜻한 햇살 등 머리 속에 그렸던 몰디브의 모습이 그대로 펼쳐진다. 맨발로 걸어도 되는 섬을 유유자적 둘러보면 그저 몰디브의 한 동네에 온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나무 지붕 등 지역 전통적인 양식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이웃집 같이 편안한 느낌인데, 이곳들은 알고 보면 식당이고, 바(Bar)이고, 헬스장이고, 기념품 가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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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클럽 몰디브 마인드&바디에서 진행하는 요가 수업. / 이장원 기자
뭐 하는 곳인지 궁금해 잠시 들어가 봐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만큼 분위기가 자유롭다. 리조트는 조·중·석식 뷔페와 커피, 맥주, 와인 등 음료를 모두 포함하는 올인클루시브 형태로 운영된다. 말그대로 결제할 필요가 없으며 먹고 싶은 만큼 먹고 즐기면 된다는 뜻이다. 리조트 가운데 위치한 메인 바에서 음료를 들고 나와 바로 앞의 해변 데크에 앉아 본다. 이국적인 색채의 바다를 보고 있노라니 몰디브가 낙원으로 불리는 이유를 알 수 있을 듯 하다. 이곳이 때묻지 않은 자연을 간직한 곳이라는 것은 물속을 보면 알 수 있다. 헤엄쳐 다니는 열대어들이 육안으로 보이고 발밑을 지나간다. 특히 상어도 있는데 '죠스'에 나오는 무시무시한 상어는 아니고 손으로 잡으면 잡을 수 있을 듯한 작고 귀여운 상어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은 물지 않지만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는 등의 돌발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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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클럽 리조트 앞 바다에서 볼 수 있는 상어. /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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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클럽 몰디브 총지배인 안드레아스 슈티스 씨의 어깨에 앉은 앵무새. / 이장원 기자
해변과 수중환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로빈슨 리조트는 푸나마두아 섬의 자연을 그대로 지키고 있다. 몰디브의 리조트들은 모래가 유실돼 해안선이 변하는 것이 고민인 경우가 많은데 로빈슨은 인위적인 개발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개발을 하면 상어가 오지 않는다는 것이 총지배인 안드레아스 슈티스 씨의 설명이다. 자연친화적인 모습은 섬 위에서도 발견된다. 로빈슨의 로고이기도 한 앵무새가 어느샌가 날아와 손님 어깨에 앉는다. 귀엽다고 하기에 호불호는 다소 갈리는 도마뱀과도 종종 만난다. 이런 천혜의 자연을 좀더 느끼고 싶다면 물속 탐험에 나설 수도 있다. PADI 다이브 센터에서 안내와 도움을 받아 스노클링에서 스쿠버다이빙까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체험을 한다. 윈드서핑, 카타마란세일링, 패들링, 워터 스키 등도 가능하니 물과 친한 사람이라면 문의를 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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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클럽 몰디브 객실 개인 풀에서 바라본 풍경. /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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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클럽 몰디브 메인 뷔페 레스토랑. / 이장원 기자
로빈슨 몰디브는 아이들은 들어갈 수 없는 성인 전용 리조트라는 것이 특징 중 하나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휴식을 취하는 데 있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리조트는 비치 방갈로, 가든 방갈로, 전용풀이 있는 오버워터빌라 등 124개의 객실을 갖췄다. 메인 뷔페 레스토랑과 메인 바, 풀 바, 선다우너 바에서 음식과 음료를 제공하며 별도로 테판야키 식당도 있다. 주로 식사를 하게 되는 메인 뷔페 레스토랑은 독일 브랜드다운 유럽 음식과 현지 음식을 적절히 조화한 느낌이다. 쌀밥에 조금 예민한 사람이라면 현지식 밥보다는 오히려 빵을 즐기는 것도 괜찮다. 특별한 날에는 해변에서 예쁜 장식과 함께 단독으로 식사를 하는 이벤트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선다우너 바에서의 석양을 놓칠 수 없다. 해변에서 가볍게 한잔 하며 방갈로 위로 붉은 노을이 지는 모습을 바라본다. 바쁜 일상에 잠시 감흥을 잃었던 심장을 꺼내 몰디브의 잔잔한 물결 위에 띄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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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다우너 바 쪽에서 바라본 석양. /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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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파티를 즐기는 여행객들. / 이장원 기자
현재 한국에서 몰디브 수도 말레까지는 직항 항공편이 없지만, 덕분에 로빈슨 클럽 몰디브까지 멋진 여정이 기다린다. 시간에 쫓기는 것이 아니라면 언제 한번 해볼 수 있을까 싶은 경험을 최대한 즐길 필요가 있다. 인천에서 출발해 쿠알라룸푸르 등 경유지를 거쳐 말레에 도착한 뒤 수십명 정도 타는 작은 몰디브 국내선 비행기에 오른다. 편도 기준 세 번째 비행기인 이 국내선은 창밖으로 보이는 모습이 가히 예술이다. 에메랄드빛 바다에 기이한 모양의 섬들이 펼쳐진다. 경우에 따라 비행기가 그 섬 중 한 곳에 내려 사람들을 태우고 다시 이륙하는 경험도 할 수 있다. 로빈슨은 카데두라는 섬에서 내린 뒤 보트를 타고 들어가는데 바다를 질주하는 것 또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다. 말레는 한국과 시차가 4시간인데, 로빈슨에 도착하면 3시간으로 변하는 것도 재미있다. 몰디브는 11~12월을 지나면서 건기로 변해 여행 최적기가 이어진다. 열대라고 하기엔 생각만큼 덥지는 않은데 몸이 느끼는 것보다 햇빛이 강하다고 하니 자외선 차단제만 잘 준비해서 떠나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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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 국내선 창밖의 풍경.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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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클럽 리조트. / 이장원 기자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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