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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당신이 죽였다’ 이유미, “현장에선 오히려 즐거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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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5. 11. 12. 08:04

극중 가정 폭력 피해자 열연…"캐릭터에 매몰되지 않으려 노력"
39㎏으로 감량했지만 연기 지장 없어…"은근히 힘 세고 근육질"
사연 많은 인물 주로 연기…"나이에 맞는 캐릭터 기다리고 있어"
이유미
넷플릭스 '당신이 죽였다'에서 가정 폭력 피해자를 연기한 이유미는 "캐릭터에 너무 깊이 빠져들지 않으려 촬영장에선 아무한테나 조잘조잘대곤 한다"며 자신만의 멘탈 관리법을 공개했다./제공=넷플릭스
작품 속 배우의 변신은 가끔씩 정신적 후유증을 동반한다. 특히 실제의 자신과 180도 다른, 감정의 진폭이 큰 인물을 연기할수록 촬영장을 떠나서도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기 쉽지 않다고들 한다. 지난 7일 베일을 벗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8부작 '당신이 죽였다'에서 가정 폭력의 피해자 '희수' 역을 온몸으로 열연한 이유미에게 주위의 우려어린 시선이 쏟아진 이유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당신이…'의 홍보를 위해 취재진과 만난 이유미는 "집에선 '희수'란 인물에 빠져 살았지만, 캐릭터와 나를 분리하려 현장에선 오히려 '이유미'로 즐겁게 지냈다"며 "극중 가정 폭력 가해자인 남편 '진표' 역의 (장)승조 오빠가 연기하면서 너무 힘들어 해 제작진이 심리 상담사를 촬영장에 상주시켰을 정도였다"고 귀띔했다.

일본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나오미와 가나코'가 원작인 이 드라마는 가정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두 여성의 연대와 사투를 그린 스릴러다. 전소니가 '희수'를 돕는 '은수' 역을 맡았고, 이무생이 이들을 돕는 '진소백' 역으로 힘을 보탰다. 연출 지휘봉은 'VIP' '악귀'의 이정림 감독이 잡았다. 공개 이후 넷플릭스 TV쇼 톱10에서 지난 11일 기준으로 2위에 올라 뜨거운 반응을 입증하고 있다.

"원래도 말랐는데 가정 폭력으로 왜소해진 인물을 연기하려, 촬영전 5㎏ 정도를 감량해 37㎏까지 체중을 줄였어요. 감량을 위해 잠을 많이 잤고, 촬영에 들어가면서 밥까지 잘 못 먹어 자연스럽게 (살이) 더 빠졌죠. 그렇다고 몸 쓰는 장면의 촬영이 힘들진 않았어요. 이래봬도 은근히 힘이 세고, 숨은 근육도 꽤 있는 편이거든요. 평상시 아무 것도 안하고 누워만 있다 보니, 일할 때는 오히려 더 튼튼해지고 아껴놨던 힘을 꺼내 쓰게 됩니다."

당신이 죽였다
이유미가 넷플릭스 '당신이 죽였다'에서 연기한 '희수'는 남편의 폭력에 망가져버린 인물이다./제공=넷플릭스
처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는 선뜻 수락하기가 매우 조심스러웠다. 실제 가정 폭력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을까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이 감독이 손 편지로 건넨 한 편의 시가 마음을 움직였다. 미국 시인 폴레트 켈리가 자신이 당한 가정 폭력 경험을 녹여낸 시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I got flowers today')였다. 이유미는 "이 시에 설득당하고 위로를 받은 것 같다"며 "감독에게 실제 사례도 많이 전해들었는데, 가정 폭력 가해자들이 죽을 때까지 죗값을 치르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털어놨다.

아역 배우로 출발해 셀 수 없이 많은 조·단역을 거쳐 데뷔 17년째를 맞이한 요즘, '이 정도면 안 넘어지고 꾸준히 잘 걸어왔다'며 스스로를 칭찬하곤 한다.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을 제외하고는 영화 '박화영'과 '어른들은 몰라요', '오징어 게임' 등에서 어둡고 사연 많은 인물들을 주로 연기하다 보니 좀 더 다양한 캐릭터들에 대한 열망도 강할 법 하지만, 큰 불만 없이 주어진 상황부터 잘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편이다. "기호가 자주 바뀌다 보니 특별하게 선호하는 캐릭터는 없어요. 다만 제 나이(31세)에 맞는 인물을 연기하고 싶은 생각은 있는데, 또 몰라요. 내일 제 마음이 어떻게 달라질지요. 하하."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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