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정규전 승산 없다고 판단해 게릴라전 등 장기 저항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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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남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포드 항모 전단이 중남미와 카리브해를 포함하는 작전구역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개입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항모 전단의 전개로 미국의 군사적 존재감은 더 커졌고, 긴장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션 파넬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항모 전단 배치는 마약 밀매를 차단하고 초국적 범죄조직을 해체하기 위한 역량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단에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구축함이 포함돼 있어 단순한 마약 단속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9월부터 지금까지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 '마약 밀매선'을 겨냥해 19차례의 공습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76명이 사망했다는 것이 행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과 전직 관리들은 "직접적인 위협이 아닌 민간인을 살상한 비사법적 행위"라고 지적하며 합법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카리브해 마약 조직 관련 선박을 타격했다"며 "다음은 육지"라고 언급, 베네수엘라 침공 가능성을 암시했다. 이후 "지상작전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지만, 이미 미군은 카리브해와 남미 인근에 병력을 확대 배치한 상태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 배치를 "정권 전복을 위한 시도"라고 규정하며 거세게 반발해 왔다. 앞서 그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군사 개입을 감행한다면 수백만 명의 무장 민병대가 전역에서 저항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포드호는 2017년 취역한 미국 해군의 최신 항모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항모로, 지상 공격 능력을 갖춘 F/A-18 전투기와 적 방공망을 교란할 수 있는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가 탑재돼 있다. 이번 전단에는 미사일 방어지휘함 '윈스턴 S. 처칠', 유도탄 구축함 '베인브리지'와 '마한'도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 마두로 정부가 미군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게릴라식 저항전과 도시 혼란 조성 전략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소식통과 입수 문건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정규전에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 아래, 전면전 대신 장기적인 저항과 사회적 혼란으로 맞서는 '비대칭 전략'이다.
베네수엘라의 군사력은 미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열세다. 로이터가 인용한 6명의 군·치안 소식통에 따르면, 베네수엘라군은 훈련 부족과 낮은 급여, 노후화한 장비로 전투 능력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다. 한 소식통은 "우리는 정규전에서는 두 시간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베네수엘라 병사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에 놓여 있다. 월급은 약 100달러 수준으로, 한 달 기본 생계비(약 500달러)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추진 중인 첫 번째 전략은 '장기 저항'이다. 국영방송에서도 언급된 이 계획은 전국 280개 이상의 거점을 중심으로 소규모 부대가 파괴공작과 게릴라전을 벌이는 내용이다. 이 전략은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지역별 저항 거점'을 구축하고, 미군의 점령 이후에도 지속적인 교란전을 벌이는 것이 핵심이다.
두 번째 전략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내부에서 비공식적으로 준비 중인 '무정부화' 시나리오다. 정보기관과 무장 친여 지지자들이 중심이 되어 수도 카라카스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 혼란을 조성, 점령군의 통제력을 약화하려는 계획이다.
방위 관련 소식통은 "이 전략의 목표는 베네수엘라를 '통치 불가능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혼란이 지속할수록 외부 세력이 정치적 통제를 하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로이터는 이런 저항 전략의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현지 정보원들의 견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