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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길찾기’ 제시한 서울디자인페스티벌, 디자인 산업 미래 조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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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경 인턴 기자 | 정문경 기자

승인 : 2025. 11. 1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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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디자인페스티벌 입장을 위해 관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이태경 인턴 기자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2025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신진 디자이너들의 실험 정신과 기업들의 혁신적인 비전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미래 디자인 산업의 축소판이었다.

'길찾기'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급변하는 시대 환경 속에서 디자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독특한 재료와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실험적인 작품들로 구성돼 미래 디자인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이들은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가치를 디자인으로 표현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올해 2025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뉴 아틀리에 △디자인·크래프트 무브먼트 △브랜드 유니버스 △포스터 컬처 등의 전시로 구성됐다.

뉴 아틀리에 전시관은 기술과 지속 가능성을 기반으로 인터랙티브 테크놀로지, 사회적 실험 등 디자인의 경계를 확장 시키는 브랜드 전시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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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아틀리에 전시관에서 관객들이 제품을 구경하고 있다./이태경 인턴 기자
이 전시관에서 가장 돋보인 브랜드는 한국타이어와 모델솔루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움직임' 스튜디오였다. 한국타이어는 국내 최초의 '지속가능한 타이어'를 대표 전시물로 꼽았다.

이 부스에선 타이어 몰드를 재활용한 '업사이클 브릭'으로 외관을 꾸며 지속 가능성이라는 주제를 직관적으로 전달했다. 내부 전시 공간은 100% 지속 가능한 소재와 3D 프린팅 기술을 결합한 콘셉트 타이어를 통해 미래형 친환경 타이어의 미래를 제시했다. 특히 환경 문제에 대한 책임감을 반영한 업사이클링 및 친환경 디자인이 큰 관심을 받았다.

한국타이어 측은 "이미 성능 저하 없이 77% 지속 가능한 소재를 적용한 양산 타이어 기술을 개발했다"라며 "2050년까지 전 제품에 100% 지속 가능한 소재를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공간인 디자인·크래프트 무브먼트 코너로 들어서자, 친환경 업사이클링 브랜드 '오버랩'이 2030 청년 관람객의 발길을 오래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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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크래프트 무브먼트관의 오버랩 코너에서 관객들이 체험을 즐기고 있다./이태경 인턴 기자
디자인·크래프트 무브먼트관은 디자이너의 손끝에서 탄생한 오브제, 가구, 패브릭 등 제품, 공예 기반 창작 작업을 중점적으로 전시했다. 특히 오버랩은 패러글라이더 장비나 요트 닻 등 수명이 다한 레저스포츠 장비를 가방과 파우치 등으로 재탄생시켰다.

박정실 오러랩 대표는 "아웃도어 스포츠에 많이 활용되는 글램핑 캠핑장의 텐트의 수명은 약 4년, 페러글라이딩 장비의 경우 약 2년"이라며 "폐기되는 고기능성 섬유들을 수거해 내구성을 살린 디자인 제품으로 재활용한다"고 밝혔다.

또 박 대표는 "우리는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이 소재를 사용했던 원래 장비 주인의 서사를 전달하기도 한다"며 "이를 통해 소비자, 공급자, 제작자가 모두 함께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고 덧붙였다.

오버랩은 이번 부스에서 실제 비행에 사용됐던 패러글라이더의 줄로 고객들이 직접 키링을 만들 수 있는 체험 부스도 운영하고 있었다. 이는 제품이 탄생하는 과정을 소비자가 직접 경험하도록 해 브랜드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오버랩의 키링 제작에 참여한 20대 임혜지 씨는 "레저스포츠 제품을 활용해서인지 색깔이 모두 선명하다"라며 "폐기될 물건이 새로운 가치를 얻는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디자인도 매우 트렌디해서 실용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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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유니버스 코너에서 고객들이 팔도 카라멜을 시식하고 있다./이태경 인턴 기자
다음 코너인 브랜드 유니버스는 브랜드 고유의 철학과 세계관을 디자인 언어로 브랜딩해 브랜드 정체성·제품·콘텐츠를 하나의 스토리텔링으로 묶어낸 전시다.

이 코너의 대표 브랜드는 수제 카라멜을 판매하는 '팔도카라멜'이다. 이 브랜드는 자사의 수제카라멜이 주요 지역의 신선들의 묘약이라는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만들었다. 이 카라멜은 행복, 사랑, 성공, 지혜, 재물, 건강 등 인간의 염원을 이루어주는 주술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브랜드 관계자는 "충북 보은의 대추, 충남 공주의 밤, 전남 영암의 무화과 등을 이용해 수제 카라멜 제품들을 만들었다"며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은 대추 카라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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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컬쳐 술술 레시피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제품을 구경하고 있다./이태경 인턴 기자
마지막 코너인 포스터 컬쳐에서 가장 많이 관객들의 관심을 끌었던 코너는 '술술 레시피' 부스다. 술술 레시피는 부적을 이용해 운수와 성공을 기원하는 전통 서사를 현대적이고 유쾌한 디자인 콘텐츠로 재해석했다.

술술 레시피 전시는 어머니의 부적에서 받은 간절한 마음을 대중과 공유하려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특히 동양의 부적을 전통적인 붓글씨 대신 라틴 문자를 결합한 새로운 타이포그래피로 재해석했다. 여기에 한국의 전통 이미지를 더해 부적이 지닌 기운을 시각화했다.

전시 관계자는 "이번 작업을 통해 부적에 대한 대중의 심리적 거리감을 해소하고 한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현대적인 문화 콘텐츠로 확장되는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술술 레시피 부스에서 만난 김성준(36) 씨는 "평소에 부적은 미신으로만 치부하고 크게 관심이 없었다"라며 "키링 등에 부적이 사용된 것을 보고 일상에서도 디자인 소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디자인 문화 콘텐츠 전시인 '2025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이달 12일부터 오는 16일까지 닷새간 서울 코엑스 C홀에서 열린다.

이번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2002년 첫 개최 이후 23회에 걸쳐 총 141만여 명의 관람객, 3200여 개 브랜드, 5600여 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해 국내 최대 디자인 문화 콘텐츠 전시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973명의 디자이너, 330개의 브랜드가 참여했다.
이태경 인턴 기자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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