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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가 직접 챙긴 ‘전장’… 삼성·LG, 벤츠와 협력 폭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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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11. 13. 18:05

칼레니우스 방한에 LG수뇌부 총출동
전자·디스플레이·이노텍 '원 LG' 논의
삼성 이재용 회장, 회동에 직접 나서
차량 반도체 등 공급망 확대 가능성
삼성·LG와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의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 동맹'이 한층 굳건해졌다. 2년 만에 한국을 찾은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과 양사 수뇌부가 전장 사업 협력을 확대하는 데 뜻을 모으면서다. 일찍부터 전장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삼성·LG는 벤츠와의 굳건해진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는 글로벌 전장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BMW에 선두를 내준 벤츠 역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며 반등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13일 LG에 따르면 칼레니우스 회장을 포함한 벤츠 경영진은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조주완 LG전자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문혁수 LG이노텍 사장 등 LG 핵심 계열사 CEO와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전장 사업 역량을 결집한 '원 LG' 솔루션 협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LG는 2004년부터 20년 넘게 벤츠와 긴밀한 전장 동맹을 유지하고 있다.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등 전장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며 협력해 왔고,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S클래스를 시작으로 벤츠 프리미엄 라인업에 차량용 P-OLED를 공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이어오고 있으며,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 모듈 등 자율주행센싱 분야의 협업을 검토 중이다.

LG 전장 사업은 구광모 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챙기는 분야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장 시장 규모는 2023년 2626억 달러(385조원)에서 2030년 4681억 달러(686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구 회장은 취임 첫해인 2018년 역대 최대 규모인 1조4400억원을 투입해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 회사인 'ZKW'를 인수했고, 2021년에는 전장 사업 합작사로 'LG 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출범시키는 등 전장 사업 육성에 본격 공을 들여왔다. LG전자에서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의 경우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4009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157억원)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조주완 사장은 "전장 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벤츠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만남도 주목할 부분이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이 회장과 만찬을 겸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최주선 삼성SDI 사장,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CEO 등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양측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전장 공급망 확대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현재 삼성전자 DS부문과 삼성SDI는 BMW, 아우디 등 완성차 기업에 차량용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지만, 벤츠와 직접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전장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이 회장이 직접 회동에 나선 만큼 양사 협력 범위가 차량용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까지 확대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회장은 그간 전장 사업에서 활발한 경영행보를 이어왔다. 2017년 약 9조4000억원을 투입해 전장·오디오 회사 하만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후에도 국내외 사업 현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하만을 통해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며 전장 사업 역량을 키워왔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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