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들로 붐비지 않지만 적막하지도 않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적당한 '여행 거리'를 만들어 준다. 소소한 볼거리가 있고 머물렀다 돌아가는 길엔 만족감이 남는다. 다음 계절에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경남 밀양 이야기다.
밀양의 매력은 특정한 계절에 국한되지 않는다. 봄에는 푸른 들판과 산벚꽃이 길을 열어주고,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과 그림 같은 강의 풍경이 반긴다. 가을에는 단풍과 고즈넉한 국가유산들이 절정을 이루고, 겨울에는 산사의 적막과 평온 속에서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출 수 있다. 계절의 색이 달라질 뿐, 여행의 여유는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밀양은 '잠시 머물러 삶의 숨을 고를 수 있는 도시'라는 표현이 딱 맞다. 영남루의 고운 처마 아래에서 강바람을 맞고, 위양못의 고요한 물결 속에서 사계의 변화를 감상하다 보면, 도시의 빠른 리듬에 지쳤던 마음이 자연스레 느슨해진다. 화려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여행, 특별한 계획이 없어도 만족스러운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밀양'을 추천한다.
 | 영남루 가을-1 | 0 | | 경남 밀양시를 대표하는 관광명소 중 하나인 영남루. 밀양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영남루는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조선 3대 누각으로 꼽힌다. /밀양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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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 대표 관광명소 '국보 영남루'
밀양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국보 영남루는 정면 5칸, 측면 4칸의 웅장한 구조와 화려한 단청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목조건축물이다. 근처에 천진궁, 아랑사당, 석화군락, 밀양읍성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고 시내 중심부에 위치해 밀양에 오면 꽃 찾게 되는 관광명소 중 하나로 손꼽힌다.
 | clip20251114140434 | 0 | | 밀양강과 시내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용두산 생태공원 달팽이전망대. /밀양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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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으며 힐링하는 '달팽이전망대'
가곡동 용두산 생태공원에 조성된 동글동글 올라가는 재미난 구조로 돼 있는 달팽이전망대, 밀양강변 절벽을 따라 만들어진 수변 산책로인 잔도길이 최근 큰 인기다. 유유히 흘러가는 밀양강과 시원하게 쭉 펼쳐진 시가지 전경, 주변의 수려한 자연경관이 조화를 이뤄 가벼운 산책이나 여유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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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의 쉼이 있는 '삼문 수변공원'
밀양강이 주변을 감싸고 있는 삼문동 강변을 따라 조성된 5㎞에 달하는 공원이다. 장미공원, 송림공원, 암각화 조각공원, 파크골프장 등 다양한 시설로 구성돼 있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다. 특히 영남루 야경과 함께 벚꽃, 장미, 꽃양귀비, 맥문동, 구절초, 코스모스 등 계절별로 다양한 꽃들이 만개해 사계절 내내 많이 찾는 친수공간이다.
 | 위양지 이팝나무 | 0 | | 잔잔한 물결 위로 맑은 가을하늘과 이팝나무 모습이 거울처럼 비쳐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위양지. /밀양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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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팝꽃 필 때는 '위양지'
신라시대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축조된 저수지로 '백성을 위한다'라는 의미에서 '위양지'라 불린다. 저수지 가운데 5개의 작은 섬과 완재정이라는 작은 정자가 있고 이팝나무, 버드나무 등 진귀한 나무가 즐비하다. 5월이면 만개한 이팝 꽃과 푸른 하늘, 완재정이 어우러지고 가을에는 단풍이 곱게 물들어 연인과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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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국과 독립운동의 성지 '해천항일운동 테마거리'
내이동 약산 김원봉 장군의 생가터를 중심으로 해천거리 일원에 조성된 의열 테마거리다. 의열을 주제로 건립된 전국 최초의 의열기념관과 의열체험관, 의열기념공원 등 밀양 출신 의열단원의 의열투쟁표, 투쟁사, 유품 전시, 미디어아트, 의열기념탑 등 항일운동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 금시당 | 0 | | 조선 중기 문신 박금시 선생이 학문을 닦고 후학을 양성했던 곳으로 알려진 국가유산 금시당. 해마다 노란 은행나무 잎이 절정을 이루는 11월이 되면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풍경이 연출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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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나무 단풍으로 유명한 '금시당'
금시당은 용평동 밀양강 언덕 위 고요한 솔숲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마당에 있는 400여 년 수령의 커다란 은행나무가 고택의 품격과 세월의 깊이를 더하며 가을이면 은행나무의 황금빛 풍경이 빼어나 관광객들의 포토존으로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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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계절 감성 가득 '열두달'카페
열두달은 구 밀양대 공간을 리모델링해 조성한 복합문화공간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을 테마로 한 카페, 창작교육실, 팝업 공간 등이 어우러져 있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특화 음료와 휘낭시에가 큰 인기를 얻으며, 밀양의 새로운 문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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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웃음소리 가득한 '표충사 우리아이마음숲 놀이터'
2019년 조성된 우리아이마음숲 놀이터는 단장면 표충사 입구에 있다. 어린이 놀이기구 6종과 하천 및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숲 하늘길 등 자연 친화적 공간 구성이 특색있다. 표충사, 사자평, 명품 소나무 산책길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돼 있고 특히 여름에는 인근 하천에서 물놀이도 가능해 어린이놀이터로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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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위 은빛 물결 '재약산 사자평 억새 군락지'
가을이면 재약산 자락의 사자평은 은빛 억새 물결로 뒤덮인다. 멀리서 보면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착각을 줘 '하늘억새평원'이라 불리기도 한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멀리 영남알프스의 준봉들이 한눈에 들어오며, 운해가 능선을 감싸는 장면 등 볼거리가 풍성해 매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전국 최고의 억새 관광지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