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후반전에 교체된 뒤 홍명보 감독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피파랭킹 76위 볼리비아를 상대로 고전 끝에 승리한 축구 대표팀이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를 맞아 A매치 3연승에 도전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1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11월 A매치 2차전을 치른다. 가나전 이후 FIFA가 발표하는 랭킹을 바탕으로 내년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 포트가 결정되기 때문에 '포트2'를 사수해야 하는 대표팀으로선 어느 때보다 결과가 중요한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포트2 수성의 마지노선은 23위로, 한국은 22위에 올라 있다.
대표팀은 지난 14일 볼리비아전에서 2-0으로 승리해 포트2 사수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피파랭킹이 50위 이상 낮은 볼리비아를 상대로 전반전 내내 고전하는 등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승리를 챙기며 목적을 달성했다. 다만 가나도 전력과는 무관하게 현재 피파랭킹이 73위로 떨어져 있어 대표팀은 저순위 팀을 상대로 일단 이기고 봐야 하는 상황에 다시 놓였다.
환상의 프리킥 골 넣는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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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 대 볼리비아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고 있다. / 연합뉴스
홍 감독은 볼리비아전에서 최근 주로 쓰던 스리백 수비가 아닌 포백을 가동했다. 그는 "얼마나 짧은 시간에 적응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실험하고 싶었다"며 "전체적으로는 굉장히 좋은 수비 조직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측면과 2~3선 사이 공간을 파고드는 상대에게 애를 먹은 점에서 가나전 스리백 재가동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용보다는 결과에 무게를 둔 실리적 접근이 예상되지만 지난달 파라과이전에서 직전 브라질전과 비교해 선발 8명을 바꾼 홍 감독이 의외의 선수 기용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공격에서는 단 한 번의 슈팅으로 볼리비아전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은 손흥민의 발끝이 다시 빛날지 주목된다. 한국 선수 A매치 최다득점자인 차범근 전 감독(58골)을 4골 차로 추격한 손흥민은 가나전에서 55번째 골을 노린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무대로 옮긴 뒤 득점력이 살아난 손흥민은 전매특허인 오른발 프리킥으로 볼리비아의 거센 도전을 무력화했다. 전반전 한국의 가장 위협적인 장면인 이재성의 헤더도 손흥민의 코너킥으로부터 시작됐다. 세트 피스는 월드컵 본선에서 종종 비장의 무기가 된 점에서 손흥민의 킥 감각은 대표팀의 득점력과 직접 연관될 수 있다는 평가다. 손흥민 자신도 "팀에는 헤딩을 잘하는 선수들도 있고, 킥력이 좋은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세트피스가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며 "이런 습관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희찬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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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에서 황희찬이 공을 다루고 있다. / 연합뉴스
대표팀 측면을 책임지는 황희찬이 볼리비아전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것과 조규성이 복귀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점은 고무적이다. 황희찬은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에서 많은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지만 크게 저하되지 않은 경기력을 확인했다. 발빠른 측면 공격수가 많지 않은 한국에게 황희찬의 존재는 의미가 작지 않다. 또 1년 8개월 만에 대표팀 경기에 복귀해 1년 10개월 만의 골을 터뜨린 조규성도 최전방에 무게감을 더한다. 조규성은 지난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에서 두 번의 헤더 득점으로 일약 스타로 떠오른 만큼 이번 가나전에서 재기용될 가능성이 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에 2-3 패배를 안긴 가나는 한국과 상대전적에서도 4승 3패로 앞서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월드컵 본선을 준비 중이며, 직전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0-2로 패했다. 다만 스트라이커 앙투안 세메뇨(본머스), 윙어 카말딘 술레마나(아탈란타) 등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포진해 있어 여전히 까다로운 상대로 평가된다.
조규성, '내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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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조규성이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