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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갤러리] 김희순 ‘책가도 방패연’ - 지혜와 풍요가 하늘로 피어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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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뉴스부

승인 : 2025. 11. 18. 11:31

11-3
닥나무 아교포수 한지, 대나무, 실크실, 분채, 호분, 석채, 먹 등 50X65cm, 2008. 그림 김희순, 방패연 제작 리기태 Collaboration
방패연 속 '책가도'는 조선시대 선비 문화의 정수를 화려한 채색으로 되살린 문화적 걸작이다. 기하학적 문양의 책장 위로 쌓인 서책과 청화백자 항아리, 그 사이를 비집고 피어난 주홍빛 모란이 생명력 넘치게 약동한다. 김희순은 민화 작가다. 중앙의 방패연 구조를 중심으로 책거리의 질서와 모란의 화사함을 절묘하게 배치해, 마치 지혜와 풍요가 함께 창공으로 날아오르는 듯한 조형미를 완성했다.

책가도는 조선 후기 궁중과 사대부가에서 학문에 대한 열망과 부귀에 대한 염원을 담아낸 길상화였다. 정교하게 쌓아 올린 책장의 위엄과 활짝 핀 모란의 화사함이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시각적 긴장감은 실로 강렬하다. 삶의 행복감을 준다.

전통 민화의 소박한 해학이 방패연이라는 민속 매체와 만나 현대적 생명력으로 되살아났다. 전통 민화를 현대 채색예술로 승화시킨 이 작품은 선비 정신의 고고함과 민속 예술의 흥취가 조우하는 지점에서 독특한 문화적 울림을 창출한다.

리기태 전통예술 평론가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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