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오찬서 울려퍼진 ‘울고 넘는 박달재’...“영부인 고향이라 UAE가 선곡”

韓-UAE 오찬, 한국 소스 및 한국산 재료 활용한 메뉴 제공
UAE 대통령, 야채바구니·후무스 등 중동식 조찬으로 李 부부 아침 직접 챙겨
李, UAE 대통령에 ‘팔콘 조형물’ 선물...“UAE 정신에 대한 존경”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UAE 문화교류 행사에서 나얀 빈 무바라크 알 나흐얀 UAE 관용공존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혜경 여사./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중동·아프리카 순방 첫 방문지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국빈으로서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이 대통령에 대한 극진한 대접은 18일(현지시간) 양국 정상회담 직후 열린 국빈오찬장에서 돋보였다. 이날 오찬 공연장에서 울려퍼진 '울고넘는 박달재', '제3한강교'는 UAE 측이 직접 선곡한 것으로 김혜경 여사에 대한 배려와 함께 한국과 UAE 간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자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울고 넘는 박달재'는 영부인의 고향인 충북에 있는 박달재를 소재로 한 노래여서 (UAE 측이) 선정했다고 한다"며 "'제3한강교'는 '다리'가 한국과 UAE 사이에 중요한 아이콘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어서 이를 찾아서 연주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UAE 측은 이날 오찬에서 한국 대표단의 입맛을 고려해 한국 바비큐 소스와 UAE의 대추야자 소스를 조합해 오찬에 활용했고 볶음 김치와 한국산 배·참깨 등이 가미된 메뉴들도 제공했다.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의 아침 식사를 직접 챙기기도 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의 지시로 야채 바구니와 후무스, 케이크 등 중동식 조찬이 이 대통령 내외에게 제공됐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너무 잘 먹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또한 이날 저녁에는 현존하는 최고층 빌딩인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에 태극기 현수막 조명이 걸렸다. 김남준 대변인은 "UAE 측에서 할 수 있는 극진한 예우들의 디테일한 부분들이 곳곳에서 엿보였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환대에 이 대통령은 무함마드 대통령에게 팔콘 조형물을 선물했다. 대통령실은 "사막의 척박한 환경에서 매사냥은 용기와 인내, 자연과 인간이 맺은 깊은 유대이자 지도자의 품격을 상징한다"며 "이 같은 UAE의 정신에 대한 존경과 우정을 담아 상징적이고 존귀한 선물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무함마드 대통령의 모친인 파티마 여사에게도 고려와 조선의 장식 예술인 '궁중채화'를 재해석한 공예품, '궁중매영'을 선물했다. 또한 무함마드 대통령의 배우자인 살라마 여사에게는 나전기법으로 장식된 '높은 나예함'을 선물했다.

18일 저녁 UAE 대통령궁인 카스르 알 와탄(Qasr Al Watan)에서 양국 아티스트들이 함께 진행한 문화교류 행사는 '100년 동행'을 선언한 양국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했다. 행사는 UAE이 전통무용, '알 아이알라'를 첫 무대로 '국립국악원 정악단', 양국 현악기 연주자의 협연, 한국 팝페라 그룹 '라포엠'과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씨의 공연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졌다. 이 자리에서는 김혜경 여사가 조수미 씨의 '그리운 금강산' 노래를 듣다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포착되기도했다.

아울러 김혜경 여사는 UAE 소재 대학 한류동호회 회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통해 UAE 현지인들의 한국 문화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확인하기도 했다.

오찬 간담회 참석자들은 '오징어게임', '런닝맨', '폭삭속았수다' 등을 언급하며 UAE에서 한국 관련 축제나 행사가 많이 개최되길 희망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윤동주 시인의 시집을 아랍어로 번역한 선물을 받기도 했다. 김 여사는 "UAE와 한국이 교류하는 과정에서 여러분이 필요로 하는 지원이 있다면 언제든 말씀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