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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의 잡초이야기-60] 삶의 교훈이 가득 ‘도꼬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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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11. 20. 18:05

(60) 도꼬마리 그림
도꼬마리 그림
이름부터가 심상치 않다. 독하고 야무지고 단단한 느낌을 주는 이름이 참으로 개성 넘친다. '도꼬마리' 열매는 모양도 특이하다.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대추씨 처럼 생긴 모양에 고슴도치 같은 가시를 온몸에 두르고 있어 사뭇 전투적이다. 범상치 않은 이름과 외모답게 '도꼬마리'는 생존을 위한 지혜로 가득 차 있다. 가시로 뒤덮힌 열매는 손쉽게 동물이나 사람 옷에 달라붙어 먼거리까지 이동한다. 도꼬마리의 붙었다가 떼어지는 원리를 이용해서 발명된 제품이 바로 '찍찍이'라 불리는 '벨크로 테이프'다.

도꼬마리는 씨앗 발아에서도 영리함을 발휘한다. 열매를 쪼개면 씨앗이 두 개 들어있는데 하나는 이듬해, 또 하나는 몇 년 후에 싹을 틔워 급작스런 환경변화에 적절히 대응한다.

도꼬마리는 그 자신이 얼마나 쓰임새 있는 존재인지 어필함으로써 귀한 대접을 받을 줄도 안다. 예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도꼬마리의 질병 치유 범위가 정말 넓다.

다양한 연구 논문과 함께 도꼬마리 추출물로 출원한 특허가 많은 것만 봐도 특출한 효능을 짐작할 수 있다. 자손을 멀리 보내 번식의 기회를 넓히려는 담대한 도전정신, 한쪽에 올인하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기회를 엿보는 영리함,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 안정적인 생존 환경을 조성하는 넘버원 전략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우리 인간들이 성공적 삶을 살아내기 위해 갖춰야 할 것들을 당찬 도꼬마리가 모두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어렸을적 열매를 친구 옷에 던지며 놀았던 장난감 도꼬마리가 이런 엄청난 식물이었다니 놀랍기만 하다.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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