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가전·방산 협력… 韓·이집트 미래로 동행”

이집트 순방 李, 현지 언론에 기고
'비전 2030 실현' 파트너 역할 강조
삼성·LG 이어 내년 K-9 현지생산
"한강·나일강 기적의 여정을 함께"

이집트를 공식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9일(현지시간) 카이로 국제공항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집트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비전2030'의 가장 신뢰할만한 파트너는 대한민국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중동·아프리카 순방 두번째 국가로 이집트를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현지 언론인 알 아흐람(Al-Ahram)에 기고한 글을 통해 "양국이 함께한 30년 간의 동행은 이제 미래로 향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집트의 '비전 2030'은 2030년까지 이집트를 세계 30위권 국가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장기 프로젝트다.

이 대통령은 "이집트의 삼성·LG공장에서 이집트인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TV, 세탁기, 최신 스마트폰이 만들어지고 있다. 내년에 빛을 볼 '메이드 인 이집트 K-9 자주포'는 한국과 이집트 기술자들이 합심해 만든 상생 협력의 모델"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의 메트로 전동차가 카이로 시민들의 일상을 함께 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이집트의 성장과 발전에 대한 한국의 기여가 '현재 진행형'임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국과 이집트가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전략적 요충지에 터를 잡았다는 공통점을 강조하며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한국이 '나일강의 기적'을 일궈낸 이집트인들의 원대한 여정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이집트에 자리 잡은 K컬쳐가 양국 협력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K뷰티, K패션, K푸드가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이집트를 사로잡았다"며 "한국과 이집트 국민이 서로에 대해 갖는 호감과 친근함은 양국 관계의 자양분이자 모든 협력의 가장 튼튼한 기초"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집트가 지난 2년간 가자지구 사태를 평화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한 '중재국'으로의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대한민국도) 70여 년 동안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을 지속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용적이고 단계적 해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대화가 단절되고 북핵 능력이 고도화되는 현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된다. 한반도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 위해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남북 간 교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국제사회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가졌다. 양 정상은 이 자리에서 교역 확대와 교육·문화 협력 강화 등을 논의하고 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정상회담 이후이 대통령은 이집트 카이로 대학교를 방문해 우리 정부의 대(對) 중동 구상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집트 일정을 마친 후 21일 오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