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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미술관에서 마주한 창작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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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11. 24. 15:57

아르코 예술창작실 작가전 '인 시투', 6개국 10인 작가 창작 여정 공개
[별첨3] 아르코미술관_인 시투_전경 전경 (2)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인 시투 In Situ'전 전경.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이 '작업실'로 변모했다.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인 시투 In Situ'전은 완성된 작품만을 보여주는 일반적인 전시와 달리, 작가들의 창작 과정 그 자체를 미술관으로 옮겨왔다.

'본연의 장소, 현장에서'라는 뜻의 라틴어 '인 시투'를 제목으로 내건 이번 전시는 지난 6월 평창동에 문을 연 아르코 예술창작실의 입주작가 10인이 참여한다. 한국, 핀란드, 베트남, 일본, 폴란드, 오스트리아, 모잠비크 등 6개국에서 온 이들은 각자의 작업실에서 탐색하고 실험해온 과정을 전시장에 펼쳐놓는다.

1층 전시장에서는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활동한 1기 입주작가 5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윤향로 작가는 집과 작업실을 오가며 마주한 일상의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연작 '얕은 물'은 평창동에서 부암동으로 이어지는 물길을 따라 관찰한 수면의 미묘한 변화를 기록한다. 빛의 흐름에 따라 순간마다 달라지는 물의 표면이 대형 폴리에스터 캔버스 위에서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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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 중 윤향로의 '얕은 물' 연작 전시 전경. /사진=전혜원 기자
손수민 작가의 영상 작업 '인터벌 스터디즈'는 한국 중산층의 상징이었던 피아노를 통해 압축 성장의 시대를 돌아본다. 한때 아파트 단지마다 학원이 들어서고 누구나 피아노를 배우던 시절, 그 열풍은 외환위기를 거치며 급격히 사그라들었다. 작가는 피아노 제조 과정과 학원 풍경, 산업화 시대의 뉴스 영상을 교차시키며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추구해온 가치와 그 이면을 조명한다.

베트남 출신 부이 바오 트람 작가는 한국 체류 중 도시 곳곳에서 마주친 까치에 주목했다. '까치 이빨 공장'은 민화 속 길조의 상징이자 "헌 이빨 가져가고 새 이빨 가져다줘"라는 동요로 기억되는 까치를 현대 소비사회의 맥락에서 재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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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작가 카타즈나 마수르가 자신의 작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혜원 기자
2층으로 올라가면 현재 입주 중인 2기 작가들의 작업이 이어진다.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서희 작가의 '방랑하는 방'은 외국인으로서 경험한 타지 생활의 불안정함을 공간으로 구현했다. 떠 있는 듯한 바닥, 꺼진 매트리스, 커튼 틈새로 스며드는 빛 같은 미세한 요소들이 '정착할 수 없는 삶'의 감각을 전달한다.

폴란드 작가 카타즈나 마수르는 1970~1980년대 사회주의 시기 폴란드의 가족사진과 같은 시기 군사독재 아래 있던 한국의 이미지를 병치한 프로젝트 '에덱의 아카이브'를 진행 중이다. 할아버지가 남긴 사진 아카이브를 중심으로 개인의 기억과 국가적 서사가 교차하는 지점을 탐색한다.

모잠비크 출신 우고 멘데스는 전통 목판화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얽힌 제국들: 저편의 의례들'을 통해 식민 역사와 집단 기억의 층위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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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잠비크 출신 우고 멘데스가 자신의 작품 '얽힌 제국들: 저편의 의례들'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혜원 기자
이번 전시를 기획한 신보슬 예술창작실 프로그램 디렉터는 "레지던시는 완성된 결과를 보여주기보다 머무름과 변화를 이끌어내는 장소"라며 "작가들이 창작실에서 펼친 사유와 실험, 관계 맺음의 과정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한신 아르코미술관장은 "예술창작실이 국내외 예술가들의 창작과 교류를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라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1월 18일까지.

[별첨2] 아르코미술관_인 시투_전시 전경 (1)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인 시투 In Situ'전 전경.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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