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AI 도입·기후위기 대응… “학교 구조 근본적
|
서울의 학교 상당수는 1960년대 학생 수 급증 당시 만들어진 '학교시설 표준도' 체계를 바탕으로 대량 지어져 지금까지 일자형 복도와 칸칸이 교실, 넓지만 활용도가 낮은 운동장 등 과거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4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이 많아 유지보수 한계와 안전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왔으며, 학령인구 감소로 유휴교실이 늘면서 공간 비효율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더해 인공지능(AI)·로봇 기술 도입, 탄소중립 의무화, 생태교육 강화 등 교육환경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학교 공간의 대대적 재편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는 것이 교육청 판단이다.
시교육청은 이번 비전에서 3대 방향과 11개 세부과제를 제시했다. 첫 번째 방향은 학생 중심의 학습공간 조성이다. 시교육청은 유휴교실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교실을 재배치해 저층부 관리실을 학생 중심 복합커뮤니티 공간(꿈샘교실)으로 바꾸고, 소그룹·통합수업 등 다양한 수업 형태를 지원하는 가변형 학습환경을 구축한다. 지역별로 특화된 교육·여가 시설을 조성해 학교 간 공유하는 '모여락(樂)' 모델도 도입한다. AI·로봇·증강 현실(AR)·가상현실(VR) 등을 결합한 창작·융합 활동 공간인 AI 스튜디오는 내년부터 시범 운영이 추진된다.
시교육청은 2028년까지 노후학교 69개동에 총 8328억 원을 투입해 리모델링과 개축 사업을 진행한다. 기존 폐교를 미래교육 실험공간이나 회복·성장 중심 공간으로 새활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학생 건강과 정서 안정에 도움을 주는 국산 목재 기반 목구조 교육공간 도입, 특수학교·특수학급 확충, 장애 편의시설 확대,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도 주요 내용이다. 학교 안전 강화를 위해 IoT 계측 기반 안전점검 시스템을 확대하고, 2029년까지 내진 보강을 완료하며, 2027년까지 학교 석면 제거를 끝낸다는 계획도 담겼다.
아울러 학생 1인당 3㎡ 녹지를 확보하고, 교실 창밖에서 나무 3그루가 보이는 환경을 만들며, 학교당 30㎡ 이상의 그늘 공간을 확보하는 '3·3·3 학교뜰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운동장은 학습·놀이·쉼이 조화를 이루는 복합공간으로 재구성하고, 서울시와 협력해 학생들의 등하굣길을 시민과 공유하는 녹색 숲길로 조성한다. 신재생에너지 설치 확대, 에너지 절감 모델 도입, IoT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 구축 등 탄소 감축형 학교 체계도 추진한다.
비전 선포식에서는 산림청장과 서울시의회 의장이 참석해 공간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학생·학부모·교사·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함께 만드는 미래학교 그리기' 활동도 진행된다. 정근식 교육감은 "학교 공간은 단순한 배움의 장을 넘어 교육공동체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토대"라며 "이번 비전이 학교의 대전환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