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쿠데타 시도 유죄 확정…27년 징역형 집행 시작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126010013512

글자크기

닫기

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11. 26. 09:07

핵심 측근도 잇달아 수감…일부는 군 시설로 배치
BRAZIL-BOLSONARO/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브라질 상원의원이 25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연방경찰청을 방문해 수감 중인 아버지를 면회한 뒤 한 지지자로부터 포옹을 받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70) 브라질 전 대통령(2019∼2022년 재임)이 25일(현지시간) 쿠데타 모의 등 혐의로 선고받은 27년의 징역형 복역을 시작했다. "결국 감옥까지 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가 컸던 만큼, 전직 대통령의 수감은 브라질 정치·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형 집행은 사건을 맡아온 알렉산드리 지 모라이스 연방대법관이 지난 주말 보우소나루에 대한 사전 구속을 명령한 데 이어, 모든 항소 절차가 종료됐다고 판단하면서 이뤄졌다. 보우소나루는 지난해 8월부터 자택연금 상태였으나 최근 전자발찌를 손상하려 했고, 모라이스 대법관은 "환각 때문이었다"는 그의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보우소나루는 브라질리아 연방경찰 본부 내 별도 공간에서 다른 재소자와 격리된 채 복역을 시작했다. 작은 방에는 침대와 개인 욕실, TV, 책상이 갖춰져 있다.

보우소나루가 수감된 연방경찰청 앞에는 지지자들과 반대 시민들이 뒤섞여 모여들었다. 브라질 국기 색의 옷을 입은 지지자들은 "사면이 필요하다"며 울분을 터뜨렸고, 일부는 모라이스 대법관을 향해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반면 브라질 여성·흑인 단체 활동가들은 샴페인을 나누며 그의 구속을 환영했다. 상파울루 시의원 케이티 리마는 "오늘 우리는 숨을 고를 수 있게 됐다. 민주주의가 다시 살아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패한 이후 각료와 함께 군사 쿠데타를 모의하거나 자신의 지지자를 선동해 선거 불복 폭동을 일으키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80) 대통령 암살 계획에 관여했다는 등 죄로 징역 27년 3개월을 선고받았다.

대법관들은 그가 무장 조직을 이끌고 "민주적 법질서의 폭력적 폐기"를 시도했다고 판단했다. 보우소나루는 그동안 모든 혐의를 부인해 왔다.

보우소나루의 핵심 측근들도 잇따라 형 집행에 들어갔다. 아우구스투 헬레누·파울루 세르지우 노게이라 전 육군 장성은 브라질리아의 군사시설로 이송됐고, 안데르송 토리스 전 법무장관은 파푸다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시작했다. 알미르 가르니에 제독과 전 국방장관이자 부통령 후보였던 브라가 네투 장성도 군 시설에 머무른다.

보우소나루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로, 트럼프는 그의 재판을 "마녀사냥"이라 규정해 왔다. 미국 행정부는 지난 7월 브라질 수출품 일부에 50%의 관세를 부과하며 압박한 바 있으나, 이후 룰라 대통령과 트럼프가 말레이시아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회동하면서 양국 관계는 다소 진정된 분위기를 보였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건이 "브라질 민주주의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평가한다. 보우소나루는 이미 선거법 위반으로 2030년까지 공직 출마가 금지돼 있으며, 이번 형 집행으로 그 시한이 2033년까지 연장될 전망이다.


김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