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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김종협 한국교회총연합(UCCK) 대표회장을 만나 "남북협력기금은 지금 수십 년째 예산 편성만 하고 전혀 집행을 못 하는 상황"이라며 "평화통일 기반 조성에 기여하는 사업이라면 꼭 북측과 합의되지 않더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협력기금은 남북한의 상호 교류와 경제 협력, 민족공동체 회복을 위해 우리 정부가 설치한 기금으로, 1990년 8월 남북협력기금법에 따라 공식 조성됐다. 그동안은 북한과 직접 협력이 가능한 단체 위주로 기금 사용이 이뤄졌지만, 남북 교류가 장기간 끊어진 상황 등을 고려해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정 장관은 또 대북 민간접촉 제한지침을 폐지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남북은 2018년 12월 체육회담 이후로 7년동안 완벽한 단절 상태다. 긴 시간 일체의 대화, 교류, 심지어 당국 간 직통 전화선까지 다 불통이기 때문에 현재는 불안정하고 비정상적 상태"라며 "위험한 상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비상 상황에 연락할 수 있게끔 (조치하고) 그다음에 만나야 한다. 그래서 민간 접촉에 대해서도 그간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된 접촉 승인 제도를 폐지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김종협 회장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국민적 동의가 없으면 실현되기 어렵고 급진적 접근은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자 "충격적이거나 갑작스러운 대북정책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그러면서 "역대 정부가 유지해 온 평화적·단계적·점진적 접근이라는 세 원칙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며 "정부가 전격적 조치나 속도전을 배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모범적인 사업인 나무심기 사업이 재개되길 간절히 바란다"며 "회장님께서 특별히 또 신념을 갖고 추진해 온 사업이기에 본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회장도 6년 전 북한의 단목 살리기 비영리단체(NGO)를 통해 북한에 방문한 적이 있다며 "그런 만남이 자주 있을 때 남과 북을 서로 더 이해하고 가까이 가는 좋은 발걸음이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 정부가 남북 대화 재개와 민간 단체의 대북 접촉을 적극 허용하길 바란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