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이슬람 미술, 찬란한 빛의 여정'展 첫 이슬람 상설 전시...도하 이슬람예술박물과 소장 명품 83점 소개 초기 쿠란 필사본부터 화려한 궁정 카펫 등 이슬람 문화 정수
'이슬람 미술, 찬란한 빛의 여정'<YONHAP NO-3141>
0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세계문화관 이슬람실에서 '이슬람 미술, 찬란한 빛의 여정'전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3층 세계문화관 이슬람실. 은은한 조명 아래 진열된 83건의 유물이 7세기부터 19세기까지 1300년에 걸친 이슬람 문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카타르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과 손잡고 '이슬람 미술, 찬란한 빛의 여정'전을 선보이고 있다. 상설전시관에서 이슬람 문화를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의 백미는 단연 쿠란 필사본이다. 7세기 우마이야 왕조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초기 필사본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쿠란 중 하나다. 당시 귀한 재료였던 양피지 위에 약간 기울어진 서체로 신의 계시를 적어 내려간 흔적이 생생하다.
MS.67.2007.2-1
0
초기 쿠란 필사본, 우마이야 왕조 7세기 말∼8세기 초, 아라비아반도 또는 레반트,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
전시를 기획한 권혜은 학예연구사는 "쿠란은 단순한 경전이 아니라 예술 작품"이라며 "필사자들은 특정 글자를 강조하기 위해 길게 늘이거나 금가루로 화려한 문양을 더했다. 종교적 가르침이 독창적인 예술로 승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시장에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변화한 다양한 필사본이 나란히 걸려 있다. 8~13세기 아바스 왕조의 필사본은 금빛 장식이 화려하고, 14세기 중앙아시아 필사본은 독특한 서체가 눈길을 끈다. 15세기 티무르 제국 시기에 만든 대형 필사본은 한쪽 벽면 전체를 차지할 만큼 거대하다. 당시 이를 완성하기 위해 종이 약 1600장이 필요했다고 한다.
쿠란의 '빛의 구절'을 새긴 대리석 석판도 눈길을 끈다. 미흐랍 석판으로 불리는 이 유물은 이슬람 최고 성지인 메카의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이다.
과학기술의 집약체도 만날 수 있다. 1309~1310년에 만들어진 아스트롤라베는 천문 관측 도구로, 각 도시의 위도에 맞춘 5개 판을 통해 별자리 등 천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권 연구사는 이를 "손안의 작은 우주"라고 표현했다.
MIA.2013.194
0
왕좌용 카펫, 사파비 제국 17세기, 이란 케르만,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
3부 궁정 문화 섹션에서는 화려함이 극에 달한다. 16~18세기 이란 사파비 왕조의 왕좌용 카펫과 인도 무굴제국 시기 1000송이 꽃을 담아낸 듯한 카펫이 바닥과 벽을 장식한다. 세밀한 문양으로 채운 촛대, 숙련된 장인이 만든 유리컵, 보석으로 장식한 무굴 제국의 단검과 팔찌도 당대 궁정 문화의 세련미를 보여준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80여 점의 명품을 엄선해 이슬람 시각 문화의 풍부함과 다양성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전시장 곳곳에는 어린이 눈높이의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이슬람 기하학 무늬를 조합해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보는 디지털 체험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촉각 자료도 있다. 관람료는 박물관 상설전시 관람료에 포함된다. 전시는 내년 10월 11일까지.
2-10.『샤나메(왕들의 책)』 필사본 삽화, 사파비 제국 1525~1540년경, 이란 타브리즈,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
0
'샤나메(왕들의 책)' 필사본 삽화, 사파비 제국 1525~1540년경, 이란 타브리즈,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