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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보아투] “한입에 단짠 폭발”… 교촌이 34년 노하우로 만든 ‘이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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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5. 11. 30. 12:00

판교에 34년의 '소스' 역량 내건 매장 열어
버거·시즈닝 등 조합해 최대 56가지 맛 구현
"점심 식사에도 교촌을 찾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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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싯의 소싯 치킨 버거, 통안심 프라이드, 수비드 치킨보울, 감자튀김. /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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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에프앤비가 운영하는 교촌치킨(이하 교촌)이 신사업으로 '소스'를 내세웠다. 이를 보여주는 신매장 '소싯(SAUSIT)'을 판교에 열었다. 직접 매장을 방문해 대표 메뉴들을 먹어봤다.

소싯은 교촌이 34년간 쌓아온 소스 역량을 한데 모은 테스트베드 매장이다. 매장에 들어서면 기존 교촌 매장의 어둡고 묵직한 분위기 대신, 쨍한 오렌지 톤의 인테리어가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치킨 전문점이라는 이미지보다 한층 가벼운 '델리 음식점'에 가까운 느낌이다.

메뉴 콘셉트는 '소스+음식'이다. 한국식 '딥앤딥' 소스 7종에 버거&샌드위치·보울·프라이드 등을 조합하는 방식이다. 일반 가맹점에서는 만날 수 없는, 오직 이곳만의 메뉴다.

직접 맛 본 메뉴는 소스 전 종과 소싯 치킨 버거(6500원), 통안심 프라이드(8500원), 수비드 치킨보울(1만2000원), 그리고 감자튀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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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싯의 소스 7종. / 차세영 기자
소스들을 펼쳐놓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참신함'이었다. 허니마요, 레드마요, 고추장크림, 쌈장디핑, 콰트로치즈퐁듀, 청양고추치미추리, 허브랜치까지. 이름만으로는 쉽게 맛이 상상되지 않는 구성이다. 치킨 패티 위에 올리거나, 감자튀김에 찍어 먹는 식으로 즐길 수 있었다.

손이 가장 많이 간 건 콰트로치즈퐁듀, 레드마요, 허브랜치였다. 콰트로치즈퐁듀는 음식을 감싸주는 진득한 소스의 풍미가 매력적이다. 치즈를 좋아하되 음식 전체가 무거워지는 건 부담스러운 소비자에게 적당한 선택이다. 레드마요는 한 박자 늦게 올라오는 매운맛이 뒤끝을 살린다. 허브랜치는 향긋한 산미로 기름기를 싹 잡아줘 물릴 때 쉬어가는 용도로 제격이다.

반면 고추장크림과 쌈장디핑은 매우 익숙한 맛이지만, 치킨과 조합했을 땐 다소 낯선 풍을 낸다. 첫 입은 흥미롭지만 두 번째 입은 주저하게 되는 취향형 소스다. 치킨의 시즈닝을 압도할 만큼 개성이 뚜렷하다.

소싯 치킨 버거 세트(1)
소싯 치킨 버거 세트. / 교촌치킨
의외의 복병은 치킨 버거였다. 소스를 떠나 버거만을 위해서라도 재방문하고 싶을 정도였는데 특히 '번'이 인상적이었다. 빵 사이 공기층이 살아 있어 한입 베어 물면 폭신하게 눌리고 뒤이어 치킨 패티의 시즈닝 향이 진하게 밀려왔다. 패티가 워낙 크고 묵직한 구성이라 가벼운 번 덕에 부담을 덜었다. "치킨 회사니 패티는 당연히 맛있겠지"라는 예상은 했지만, 빵에서 먼저 높은 점수가 매겨졌다.

닭다리살 패티는 결이 살아있어 씹는 맛이 좋다. 시즈닝이 과하지 않아 소스와 조합할 때 제 기량을 보인다. 교촌 관계자는 "소스와 함께 먹었을 때 맛이 가장 잘 살아나도록 시즈닝 비율을 매장 오픈 직전까지 그램(g) 단위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패티와 번의 완벽한 조합에 순간 "맘스터치 긴장해야겠다"는 생각도 스쳤다.

물론 몇 입 지나면 느끼함이 따라온다. 야채가 적고 패티가 큰 구성이다 보니 금세 무거워지는 맛인데, 이때 소스가 빛을 발휘한다. 소스 7종을 번갈아 얹으면 마지막 한 입까지 지루할 틈이 없다.

소스 가격은 개당 2000~2500원대. 한 번에 여러 소스를 맛보기엔 가격적으로 부담될 수 있으니 동행자와 함께 나눠 먹거나, 샘플러 메뉴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취향에 맞는 조합을 찾는 재미도 있다. 교촌에 따르면 버거·샌드위치에 시즈닝과 소스 조합 시 최대 56가지 이상의 맛을 구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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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릴드 치킨 보울. / 교촌치킨
통안심 프라이드와 감자튀김은 기본기에 충실한 구성이다. 수비드 치킨보울은 파로를 비롯해 현미·보리 등이 담겨 있어 가벼운 한 끼를 원하는 직장인들에게 제격이다.

소싯이 자신 있게 내세운 커피와의 조합도 좋았다. 단짠이 반복되는 소스 메뉴 특성상, 달달한 탄산음료보다 깔끔한 커피가 더 취향을 저격했다. 소싯의 커피 메뉴는 모두 스페셜티 등급 생두만 다룬다. 계절이나 시기에 맞춰 원두도 바뀌어 제공된다.

소싯이 지향하는 건 '아침부터 밤까지 즐기는 교촌의 맛'이다. 치킨은 저녁 메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점심에도 부담 없이 교촌을 찾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교촌이 신사업으로 '소스' 사업 육성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소싯에서의 고객 반응은 향후 메뉴 확장과 사업 다변화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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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싯 매장 내부 전경. / 차세영 기자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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