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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보아투]“빵 먹고 수능 대박”…서울대 비법 담긴 ‘크림빵’ 먹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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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5. 11. 11. 08:05

이마트24, 밥스누 약콩두유빵 6종으로 확대
크림 개발에만 6개월…디저트 매출 88%↑
행운부적 스티커…수능 앞둔 수험생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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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가 선보인 서울대 밥스누 약콩두유빵 시리즈 6종./이창연 기자
먹어보아투
'S' 마크를 단 빵이 편의점 매대를 점령했다. 이마트24가 서울대학교 기술지주회사 밥스누(BOBSNU)와 손잡고 내놓은 '약콩두유빵 시리즈'다.

지난달 14일 출시한 1차 3종(약콩크림빵, 약콩크림카스테라, 카라멜약콩크림롤)은 2주만에 디저트 카테고리 매출을 전월 대비 88% 끌어올리고 나란히 매출 1~3위를 휩쓸었다. 2차 라인업 3종까지 총 6종에 행운부적 스티커 1개를 무작위로 동봉, '수험생 응원'이라는 스토리텔링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대박 행진 중이다.

이 신화의 중심에는 '6개월'간 개발한 '약콩크림'이 있다. 일반 빵 개발의 두 배 시간을 쏟아부었다고 한다. 과연 이 '연구성과'는 실제 혀끝에서도 통할까. 1, 2차 라인업 6종 전체를 직접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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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입은쿠림빵(사진왼쪽)과 약콩크림빵./이창연 기자
가장 기본 제품인 약콩크림빵은 9.96%의 두유 함량을 자랑한다. 빵을 가르자 베이지빛의 약콩크림이 흘러내릴 듯 쏟아진다. 한입 베어 물자 단맛보다 '고소함'이 먼저 치고 들어온다. 평소 알던 '약콩두유'의 맛이라기보다는 콩가루가 섞인 듯한 묵직하고 담백한 크림이다. 덕분에 150g을 다 먹어도 느끼함이 덜하고 '건강한 디저트'를 먹었다는 심리적 위안을 준다. 다만 달콤한 생크림빵에 익숙한 이에겐 다소 '심심한' 맛일 수 있다.

쿠키입은쿠림빵은 이름 그대로 약콩크림빵 겉에 쿠키 크럼블을 얹은 빵이다. '바삭함'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쿠키'라기보단 검은색 빵 도우 위에 부드러운 '소보루(스트로이젤)'가 올라간 형태라 부드러움이 일색이다. 오히려 반전은 '빵'에 있었다. 크림보다 빵 자체가 상당히 달게 느껴졌는데 약콩크림이 그 단맛을 중화시키는 묘한 밸런스를 보였다. 약콩두유(7.76%) 크림 맛도 낯설게 다가왔다. 대중적인 맛을 찾으려 한 듯 약콩두유 마니아라면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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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멜약콩크림롤(사진왼쪽)과 카스테라이불빵./이창연 기자
카라멜약콩크림롤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던 제품이다. 푹신한 롤케이크 안에 고소한 약콩크림과 짭조름한 카라멜이 더해졌다. "첫입부터 끝맛까지 느끼하다"는 일부 혹평처럼 기자 역시 하나를 다 비우기엔 다소 부담스러웠다. 크림 자체는 고소하지만 카라멜과의 조화가 특별한 시너지를 낸다기보단 "다른 크림롤이 떠오른다"는 평범한 인상에 그쳤다. 델리카라멜 7.69%, 가공유크림 2.26%, 가공두유 1.31%, 약콩고형분 7%, 약콩분말 2%가 함유돼 있다.

카스테라이불빵은 이름처럼 카스테라 가루와 크림이 빵을 이불처럼 덮은 트렌디한 비주얼이다. 6종 중 가장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겉의 카스테라 가루가 약콩크림의 고소함을 배가시키며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린다. 비주얼과 맛 모두에서 '부드러움'이라는 콘셉트를 확실하게 잡았다. 가공두유 7.01%, 약콩고형분 7%, 약콩분말 2%가 함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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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콩크림카스테라(사진왼쪽)와 약콩크림단팥빵./이창연 기자
약콩크림카스테라는 미니 케이크 형태의 이 제품은 6.4%의 약콩두유를 함유했다. 1차 라인업 중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폭신한 카스테라 빵과 부드러운 약콩크림의 조화가 훌륭하다. 크림의 개성이 강하지 않아 카스테라 본연의 계란 풍미와 잘 어우러진다. 크게 튀지 않는 무난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커피와 함께 즐기기 좋은 '기본기'에 충실했다.

약콩크림단팥빵은 6종 중 가장 '헤비급'이다. 달콤한 연유크림이 들어간 한입 크기의 단팥빵 3개로 구성돼 있으며 총 578㎉로 열량이 상당하다. 단팥빵 특유의 강한 단맛이 지배적이라 약콩크림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약하게 느껴진다. 달콤한 팥앙금 속에 고소한 맛이 은은하게 스치는 정도다. 라인업 중 가장 단맛이 강해 확실한 '당 충전'이 필요할 때 적합하다.

이마트24의 '약콩두유빵 시리즈'는 편의점 빵의 고급화를 향한 '야심 찬 시도'임은 분명하다. 6개월간 개발한 '약콩크림'은 기존 생크림과는 다른 '고소함'이라는 확실한 차별점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낯선 고소함'이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카라멜롤'의 느끼함, '쿠키빵'의 정체성, 전반적으로 '촉촉함이 아쉬운 빵피' 등은 'S'의 이름값과 '6개월 연구개발'이라는 스펙을 기대한 소비자에게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

'수험생 응원 부적'이라는 마케팅은 성공적이었으나 결국 디저트는 '맛'으로 재구매가 결정된다. 88%의 초기 흥행이 '호기심'을 넘어 '충성심'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마트24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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