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아시아 둔화 속 韓 경제 회복 기대

제15차 KIEP-IMF 공동컨퍼런스 개최
KIEP, 내년 세계경제 3.0% 성장…무역 충격 선방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아시아 경제가 둔화하는 가운데 한국 경제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내년 세계경제가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각국이 공급망 재배치 등을 통해 무역 충격을 방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IEP는 2일 서울에서 IMF와 함께 '2026년 세계경제 전망: 완충된 둔화, 비대칭의 시대'를 주제로 제15차 KIEP-IMF 공동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글로벌 경제의 무역 긴장이 여전한 가운데,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와 지정학적 긴장 등 세계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변화를 조망하고 향후 정책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KIEP는 2011년부터 매년 IMF와 공동컨퍼런스를 개최하며 세계경제 전망과 주요 정책 현안을 공유해오고 있다.

이시욱 KIEP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2025년 세계경제는 관세 장벽 강화와 지정학적 갈등이라는 역풍 속에서도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공급망의 전략적 재편, 수출시장 다변화, 인공지능(AI) 등 기술 투자 붐이 경제의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기제'로 작용해 급격한 경기 침체를 막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국가와 산업 부문별로 회복 속도가 다른 '비대칭적 결과'가 나타나고 있어, 2026년에는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정교한 정책 공조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어진 컨퍼런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윤상하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이 내년 세계경제가 올해와 동일하게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각국이 공급망 재배치와 마진 흡수 등을 통해 무역 충격을 방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는 신(新)관세·무역 질서의 급변, 재정 여력 약화에 따른 위기 대응능력 저하, AI 등에 대한 기술 투자 쏠림, 금융시장 혼란 및 투자 위축 등을 제시했다.

사카이 안도 IMF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성장률이 2025년 4.5%에서 2026년 4.1%로 완만하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2026년 1.8% 성장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아시아 경제는 수출 호조와 기술(반도체) 경기 상승, 정책 완화에 힘입어 견조한 모습을 보였으나, 향후 무역 긴장 심화, 사회적 긴장 고조, 글로벌 금융 긴축 등이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아시아 가치사슬 재편이 논의됐다. 이 자리에서 치카코 바바 IMF 아시아·태평양국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무역 통합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단순 관세 인하를 넘어, 심층적 무역협정과 비관세 장벽 완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러한 조치는 역내 국가들이 공동으로 추진할 때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파편화된 글로벌 무역 환경에서도 장기적 성장 동력과 회복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김남석 KIEP 동남아대양주팀장는 실증분석 결과를 소개하며 "우리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확대될수록 국내 모기업의 정규직 고용과 매출이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해외 투자가 국내 산업 공동화를 초래한다는 우려가 실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며 "글로벌 공급망 분절 시대에 위축되기보다는 선제적인 해외 투자 재배치 전략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