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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승제의 관상산책] <3> 이후견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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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12. 03. 17:58

성승제
성승제 미래와학문연구소 소장
이후견중시(耳後見重顋)는 어느 사람을 뒤에서 바라보는데 앞에 자리한 턱이 뒤에서도 양 옆으로 튀어나와 보인 모습을 가리킨다. 이러한 모습에 대해서 관상서의 고전들은 나쁜 말을 많이 붙이고 있다. 턱에 대해서 한자는 '시'가 아닌 다른 글자를 사용할 경우가 더 많은데, 특히 '시'라는 글자를 쓴 이유는 턱을 가리키는 글자들마다 구체적인 부위가 조금 차이가 있는 탓이다. '시'는 특히 뺨 아랫부분을 가리키려는 의도로 쓴 글자라 볼 것이다.

어느 사람의 골상의 형상 탓에 '시'가 뒤에서 보일 수 있도록 턱뼈가 발달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지만 뺨이 뒤에서 보일 정도로 부풀어 오를 수는 없고, 만일 그러하다면 그건 일시적인 병증일 것이다.

상서는 작심하고 나쁜 말들을 여기에 붙이고 있는데 교활, 탐욕, 비루 등이다(교활탐비). 물론 구체적인 것은 형량을 해야 한다. 정의의 여신을 두고 그리스 신화는 디케, 로마 신화는 유스티티아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각각 고유의 여신이라 하는데 그럴 수 있다. 같은 인도유럽어족이 시대와 지형에 따라 나뉘어서 정착하다 보니 그러한 것이다.

인도유럽계통 신화의 원형을 비교적 잘 보전한 것은 조로아스터교 및 힌두교 베다라는 것들의 전승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무튼 디케나 유스티티아나 대개는 눈은 가리고 한 손에 저울을 다른 손에 칼을 든 여신의 모습으로 조각하곤 한다. 그것처럼 관상도 여러 요소들을 비교형량을 잘 하여야 한다. 한 가지 요소에 대한 구절만 기억하면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할 수 있다.

눈이 수정처럼 맑거나 미목이 청수하다면 그 좋지 않은 표현들은 상당부분 삭감해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관상을 잘 볼 수 있으면 어느 한 요소에 집착하여 전체 평가를 망가뜨리는 일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며 더 나아가, 마치 바둑에서 '정석을 외워라 그러나 (완전히 숙달되면) 정석을 잊어라' 하는 말처럼 관상을 보기 위해 뚫어지게 요모조모 구석구석 쳐다볼 이유가 없어진다.

안 좋은 요소를 적으려니 전제조건 설명에 말이 길어졌다. 차후의 글에는 안 좋은 평가를 할 일이 있을지라도 이 점에 대하여 이해를 하고 읽는 것이 좋겠다. 왜 이런 구절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머리는 하늘을 밟은 땅을 상징한다(두상천 족상지). 음양론으로는 양의 상징은 인체 전체에서는 머리이겠지만 머리의 범위 내에서 양은 이마인 즉 이마는 양중의 양이다.

한편 턱을 비롯한 얼굴의 하부는 음이다. 음의 부위가 발달하면 음적인 것에 집착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즉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노력하는 자이다. 그러하다 보니 '교활탐비' 문구를 관상서가 붙인 것이다.

얼굴의 부위란 어느 한 부위가 특히 벌어지면 곤란하다. 이마도 너무 넓으면 삼정균등(얼굴의 상부 중부 하부의 길이가 고르게 있을 것)을 해치니 초년도 좋을 리 없게 된다.

턱뼈는 본래 너무 넓게 벌어지면 안 된다. 자신의 필요에 따른 무엇인가의 꿍꿍이가 있다. 음이니까 그러한 것이다.

단정한 이마에 대해서는 공명정대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이마는 외려 두무악골이라 말하면서 머리에 있는 뼈로서 나쁜 것이 없다고 하고 아무튼 뼈가 더 붙은 것이 좋다고 본다. 턱의 뼈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더 얻는 것이 없다. 수명도 복록도 턱뼈 웅장하다고 얻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이다.

한편 음이 음 자리에 제대로 갖추면 위와 달리 좋게 평가하게 된다. 보이지 않고 감추어지는 것이 음의 본령이다. 정면에서 보이지 아니하는 귀 뒤에 솟은 뼈를 두고 말하기를 '목숨 수'자 써서 수골 또는 수당이라 하거나 '구슬 옥'자 써서 옥루골이라고 부위 명칭을 삼고 수명을 상징한다.

역시 또 어떤 형상이 어떤 결과를 낳는 것에 대하여 이유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수골이라 말하는 귀 뒤의 뼈는 솟을수록 그리고 단단할수록 오래 산다. 인간은 물과 불로 이루어진 결정체라고 생각하자.

그렇다면 양의 대표로서 이마가 헌앙한 양강체일 것도 필요하겠지만 음의 대표로서 인체의 물을 관장하는 신장이 중요하다. 귀 뒤의 뼈가 신장의 뿌리라 할 수 있다. 결국 인간은 기운을 타고 태어난 만큼만 복을 누린다.

그것을 파악하려는 것이 관상이다. 조로아스터 경전 아베스타에서도 신들의 대장 노릇하는 것은 결국 물과 불이다. 불만 섬기는 것은 아니다. 물의 기운을 잘 타고났다면 턱이 튕그러질 정도로 불거지고 뒤에서까지 보이게 될리 없다. 불의 기운도 잘 타고나야 복을 누릴 것이니 복에는 수명복도 엄연히 포함되는 것인 만큼, 이마가 잘 생겨야 또 수명복을 누릴 수 있다. 다만 눈동자가 90%다. 눈 정기만 탁월하다면 머리가 어떻게 비뚤어질지라도 상관없다. 독일의 위르겐 하버마스처럼.

성승제 (미래와학문연구소 소장, 관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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