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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환경 관리, 생산성에도 도움됩니다”… 제주 삼호농장, 분뇨 처리 및 악취 저감 ‘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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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정영록 기자

승인 : 2025. 12. 08. 10:05

'깨끗한 축산농장' 공모전 대상 수상
액비 순환 시스템 통해 축사 환경 관리
농장 입구 꽃밭 조성 및 정리정돈 등 노력
농장 부부 기념사진
양성룡 제주 삼호농장 대표(오른쪽) 부부가 농장 입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축산환경관리원
"축사환경 관리는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됩니다. 축사 내 가스가 줄어드니 돼지들이 더 튼튼하게 잘 자랍니다."

양성룡 삼호농장 대표는 깨끗한 축사환경 유지가 경관개선 뿐만 아니라 사양관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축산 악취 저감을 통한 민원 감소에도 환경 관리가 핵심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8일 축산환경관리원에 따르면 삼호농장은 지난달 열린 '깨끗한 축산농장' 공모전에서 대상(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깨끗하고 정돈된 농장 관리,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는 조경, 가축분뇨 액비·퇴비화 등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농식품부가 주관하는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제도는 악취저감, 지역상생 등 자발적 노력을 기울인 축산농가를 선정하는 것으로 지난 2017년 처음 실시됐다. 지정 농장은 5년간 자격이 유지되며 생산물에 관련 마크도 부착할 수 있다. 축산환경관리원은 사업 시행 주체로 현장평가 및 심사 등을 담당한다.

제주 한림읍에 위치한 삼호농장은 돼지 1200두를 사육 중인 양돈 축사다. 양성룡 대표는 쾌적한 모습 유지, 건강한 사육환경 유지, 지역 상생 노력 등 세 가지 좋은 모습(三好)을 지키자는 의미로 농장 이름에 삼호를 넣었다.

삼호농장은 지난 2019년 깨끗한 축산농장에 처음 지정됐다. 지난해 깨끗한 축산농장에 재지정된 뒤 올해는 환경친화 축산농장에도 이름을 올렸다.

입구부터 시작되는 꽃길
삼호농장 입구에 조성된 꽃밭. /축산환경관리원
해당 농장은 입구부터 시작되는 꽃길을 통해 기존 축사와는 차별화된 조경을 제공한다. 입구 인근에 위치한 방역 물품 보관 컨테이너는 양 대표 부부가 그린 그림으로 외관이 꾸며졌다.

양 대표는 "제주도는 냄새 민원 때문에 농장들이 간판을 철수하는 분위기"라며 "(삼호농장은) 입구부터 잔디밭 등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축사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를 없애려 했다"고 설명했다.

삼호농장은 '액비 순환 시스템'을 통한 가축분뇨 관리로 축사 악취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시스템 운영 방식을 보면 축사 내 분뇨가 바닥 아래 설치된 저장시설(피트)로 모인다. 이후 고액분리장치에서 각각 퇴비(고체)와 액비(액체)로 분리된다. 액비는 발효를 거쳐 미생물이 풍부하고 냄새가 적은 상태가 돼 피트로 다시 들어간다.

해당 순환 시스템을 통해 액비는 피트 내 분뇨 슬러리(고체 액체 혼합물)가 고액장치로 흘러가게 한다. 피트에는 슬러리가 쌓이지 않아 악취 발생 원인을 차단하는 것이다.

양 대표는 '비육사(돼지의 살을 찌우는 축사동)'에 악취를 측정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장비도 설치했다. 휴대전화로 해당 데이터를 확인하며 암모니아 수치가 높아지면 안개분무 장치가 작동되도록 했다.

양 대표는 "액비를 잘 만드는 것은 관심이 중요하다. 부숙이 잘 됐는지 확인해야 하고, 안 좋은 액비를 그냥 넘기면 안 된다"며 "액비를 잘 만들면 냄새는 약 90%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부숙된 퇴비의 경우 인근 농가에 무상으로 제공 중이다. 해당 농가에서 고마운 마음을 담아 전달한 소정의 금품은 농장 근로자들에게 인센티브 형식으로 분배했다. 이를 통해 근로자들은 퇴비 관리에 더욱 신경쓰게 됐다.

근로자 스스로 가축분뇨 퇴비 관리가 아주 우수한 사례
삼호농장 내 부숙된 퇴비가 정리정돈돼 있다. /축산환경관리원
아울러 양 대표는 농장 자재 및 공구부터 폐사체까지 '오와 열(가로세로)'로 맞춰 정리하는 등 축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는 "농장을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나부터 몸에 배야 한다. 지시만 하면 안 된다"며 "액비를 순환시키고 돈사 내부에 가스를 없애는 등 깨끗한 축사 관리를 통해 돼지들이 건강하고 튼튼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9년에 (농식품부에서) 깨끗한 축산농장을 지정한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 농장을 더 깨끗하게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을 전환하게 됐다"며 "지금 눈에 거슬리는 부분부터 정리정돈을 시작하면 (전국에 있는 모든 축사가) 충분히 대한민국에서 1등 가는 깨끗한 농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농식품부와 축산환경관리원은 오는 2030년까지 깨끗한 축산농장 1만호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지정 현황은 누적 7924호로 집계됐다. 축산환경관리원은 삼호농장과 같은 환경 관리 우수농장을 확대하기 위해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사업을 지속 안내하고 관련 컨설팅도 추진할 방침이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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