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냉서 군 장교들 쿠데타 시도…정부 “수시간 만에 진압”

국영TV서 "현 대통령 축출한다" 선언
정부군 대응으로 관련 장교 수십 명 체포

파트리스 탈롱 베냉 대통령 /AP 연합

서아프리카 베냉에서 군 장교들이 쿠데타를 시도했으나 정부군에 의해 수 시간 만에 진압됐다고 외신이 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베냉 국영 방송에 무장 군인 8명이 등장해 스스로를 '재건군사위원회(CMR)'라고 소개하며 파트리스 탈롱 대통령을 축출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북부 지역 치안 악화와 정부의 무능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군과 국민을 대표해 국가 운영을 장악한다"고 주장했다.

쿠데타 발표 직후 수도 코토누에서는 긴장감이 고조됐다.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는 쿠데타 세력과 정부군 간 총격전이 발생했고, 주민들은 외출을 피하며 상황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베냉 주재 프랑스 대사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캠프 게조 지역에서 총성이 이어지고 있다"며 자국민에게 외부 이동을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이후 정부는 사태가 빠르게 통제됐다고 밝혔다. 알라산 세이두 내무장관은 성명에서 "국가 질서를 흔들려는 반란 세력이 있었으나 정부군이 즉각 대응해 쿠데타 시도를 저지했다"고 발표했다. 군은 관련 군인 수십 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탈롱 대통령은 안전한 상태라고 AFP 등 외신들은 전했다.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쿠데타 시도를 강하게 규탄하며 "헌정 질서와 영토 보전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베냉이 내년 4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발생했다. 2021년 재선된 탈롱 대통령은 임기 종료 후 물러날 예정이며, 여권 후보로 꼽혀온 로뮤알드 와다그니 재정경제부 장관이 유력한 차기 구도에 올라 있다.

베냉 의회는 지난달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는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정국 긴장을 높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