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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갤러리] 신상호의 ‘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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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12. 09. 09:02

투데이갤러리 신상호
분청(1990~1994, 혼합토, 상감, 귀얄, 가변크기, 작가 소장)
'한국 현대 도예의 선구자' 신상호는 지난 60여 년 동안 사회와 미술의 변화에 부응하며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왔다. 1960년대 경기도 이천에서 장작가마를 운영하며 전통 도자를 제작, 도예의 길에 들어선 그는 시대의 변화와 내면의 예술적 탐구심에 따라 도자의 경계를 확장하며 흙의 세계를 다채롭게 펼쳐왔다.

도자 조각, 건축 도자, 타 매체와 결합한 오브제, 그리고 도자 회화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창작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도자의 회화적, 조각적 가능성을 탐구해왔다. 더불어 국제 워크숍, 국제 공예 비엔날레 등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며 한국 도자예술의 국제적 위상을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신상호는 1980년대 후반에 전통도자기를 떠나 도자 조각을 시도한 뒤, 기술적·내용적 한계를 내려놓고 다시 기(器)로 회귀하여 1991년에서 1995년 사이 분청 작업에 집중했다. 분청은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사이에 형성된 한국 고유의 도자 양식으로, 어두운 흙 위에 백토를 바르고 상감·분장·인화·박지 등 다양한 기법으로 표면을 장식한다.

신상호의 분청 연작은 큰 항아리나 큰 접시를 마치 캔버스처럼 활용해 대나무칼로 드로잉을 하듯 풀, 새, 물고기 등 자연물을 새겨 넣었다. 이 작품들은 그의 원숙한 필치와 흙을 다루는 균형감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영국 빅토리안앤알버트뮤지엄, 영국박물관, 미국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구겐하임 뮤지엄 등에서 소장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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