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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유럽 3국 정상과 회동한 뒤 가진 온라인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계속 영토 포기를 요구하지만 우리는 어떤 땅도 줄 수 없다. 바로 그것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오늘 타협점을 찾으려 한다"라며 미국이 적극적 설득에 나섰음을 시사했다.
러시아는 전쟁 발발 이후 줄곧 돈바스 전역(도네츠크·루한스크 포함) 양도를 요구해왔다. 이는 러시아군이 4년 가까운 전쟁에도 완전히 점령하지 못한 지역까지 사실상 인정받으려는 조건이다.
런던 회담에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참석했다. 세 정상은 미국이 마련한 평화안에 대해 "유럽의 관점을 보완하겠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협상력을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저항과 러시아 경제의 압박이라는 카드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젤렌스키는 협상 카드가 없다'는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 메르츠 총리는 미국안의 일부 조항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표현하면서도 "그렇기에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여론은 외교적 협상보다 전쟁이 일상에 미치는 직접적 피해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 키이우 시민들은 하루 평균 6~9시간 전력만 공급받고 있다. 공급 시간대도 오후 2~5시, 새벽 2~5시 등 업무·수면 시간과 겹쳐 불편이 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영토 문제는 여전히 의견차가 크다"며 협상 난항을 인정했다. 그는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가 각각 다른 비전을 갖고 있으며, 특히 동부 돈바스 지역을 둘러싸고 통일된 견해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미국 협상단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장시간의 논의 끝에 작성된 최신 평화안에 대해 "젤렌스키가 아직 문서를 읽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최근 공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은 "유럽 각국이 불안정한 소수 정부 아래 비현실적인 전쟁 기대를 갖고 있으며, 상당수는 반대 의견을 억제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며 유럽을 비판했다.
이 문건은 주말 동안 유럽 외교가를 크게 자극했다. 여러 유럽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이어져온 미국의 유럽 이탈 현상이 다시 확인됐다"며 우려를 표했다.
반면 러시아는 즉각 환영했다. 크렘린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이날 브리핑에서 "대화와 건설적 관계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한 부분은 러시아의 입장과 맞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