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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압박에 하늘길 막힌 베네수엘라…출국길 불편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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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5. 12. 09. 11:45

美, 항공사들에 주의보 발령 이후 국제선 운항 중단
베네수엘라 주민들, 국내선 및 육로 이용해 해외 이동
VENEZUELA TRANSPORT <YONHAP NO-0123> (EPA)
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한 지하철역에서 이용객들이 줄을 서 있다./EPA 연합
미국의 압박 속에 베네수엘라에서 출국하려는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카리브해에 전력을 배치한 미국이 베네수엘라 영공을 비행하는 항공사들에 주의보를 발령한 후 대다수 국제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하늘길이 꽉 막힌 탓이다.

에페통신은 9일(현지시간) 외국으로 나가려는 베네수엘라 주민들이 콜롬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서부 타치라주(州)의 공항으로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국내선으로 국경 주변까지 이동해 육로를 통해 콜롬비아로 넘어간 후 최종 목적지로 가는 국제선 항공기에 오르고 있다.

베네수엘라 북동부 누에바 에파르타에 거주하는 호세 카스트로는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하기 위해 국내선을 이용해 수도 카라카스로 이동한 뒤 다시 항공기를 타고 국경 인근 타치라주의 산안토니오 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이곳에서 육로로 콜롬비아 국경도시 쿠쿠타에 갈 예정이다. 이후 항공편으로 콜롬비아 보고타를 거쳐 스페인으로 향할 계획이다.

카스트로는 "미국이 주의보를 내린 후 국제선 운항이 중단돼 나처럼 이런 식으로 해외에 나가는 사람이 정말 많다"고 밝혔다.

일간 엘파이스에 따르면 타치라주에 있는 산안토니오 공항의 주간 이용자는 평소 3500명 정도였지만 최근엔 5000명 이상으로 늘었다.

항공 전문가 윌리엄 고메스는 "타치라의 지방공항이 외국으로 나가는 관문이 되고 있다"며 "국제선 운항이 전면적으로 정상화되지 않으면 외국에 가기 위해 타치라를 찾는 주민이 많게는 매주 1만4000명까지 늘 수 있다"고 전망했다.

타치라주의 공항 인근에서 영업하는 택시운전사들은 때아닌 호황을 맞았다. 매일 국경 건너 콜롬비아 쿠쿠타 공항까지 승객을 태워다 준다는 한 택시기사는 "콜롬비아로 나가 국제선을 타려는 사람이 워낙 많아 하루 1회 도착하던 국내선이 2회 도착하는 등 증편됐다고 한다"며 "손님이 많아진 후로 시비가 없도록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택시기사들이 편도 요금을 20달러(약 2만9000원)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주의보를 내린 후 베네수엘라로의 운항을 중단한 항공사는 에어유로파(스페인), 플러스 울트라(스페인), TAP(포르투갈), 아비앙카(콜롬비아), 골(브라질), 라탐(칠레·브라질), 튀르키예 항공 등이다.

베네수엘라 국립항공청(INAC)은 이들 항공사에 48시간 내 운항을 재개하지 않으면 자국에서의 비행을 금지한다고 경고한 뒤 해당 처분을 내렸다.

최근에는 코파(파나마), 윙고와 사테나(콜롬비아), 볼리비아 항공 등도 내비게이션 신호가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항공 운항 보류를 결정했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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