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킹 사건이나 대규모 정보 유출 사건으로 국가 기간통신사 KT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예사롭지 않다. KT 사장 공모 후보군을 바라보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해킹으로 발생한 정보 유출 사건을 수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킹 사건으로 터진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보안·AI'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글로벌 융합형 리더십'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감대가 KT 내부에서나 전문가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음은 다행이다.
이런 공감대를 중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KT 이사회가 '집단지성'을 발휘하여 정치권 줄 대기나 내 식구 감싸기 식으로 '좋은 게 좋다'는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단순한 기술적 결함을 넘어 경영진의 '보안 인식'과 '도덕적 해이'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KT 차기 사장(CEO) 선임은 단순한 하나의 회사의 사장 선임 문제를 넘어서고 있다. 국가 기간통신망을 책임질 KT의 수장은 '보안 거버넌스'를 확립하고 'AI 기술'을 실무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ESG 경영 혁신을 가져올 하이브리드형 리더여야 한다.
최근 IT·통신 업계의 보안 사고는 경영진의 위기관리 능력 부재를 여실히 드러냈다. 쿠팡은 앱과 웹사이트 개편 과정에서 회원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유출'로 인정하고 공식 사과를 하기까지 무려 17일이나 소요됐고 정부의 지적이 있고 나서야 '노출'을 '유출'로 정정하는 말장난과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LG유플러스의 경우에도, '온디바이스 AI'라며 보안성을 강조했던 AI 통화 비서 '익시오'에서도 타인의 통화 내용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LG유플러스가 해킹이 아닌 작업자의 서버 설정 오류라고 해명함으로써 오히려 LG유플러스의 내부 통제 시스템이 허술하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 됐다.
보안 전문가들은 "챗GPT 이후 AI를 활용한 해킹 공격이 42배나 급증하는 등 'AI 대 AI'의 보안 전쟁이 시작된 시점에서, 작업자 실수나 늑장 대응 같은 후진적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최종 결전권자의 전문적 리더십의 부재 때문이라고 본다. 이는 차기 KT CEO가 '단단한 전문적인 보안 실무 역량'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기 KT CEO는 화려한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이런 전문적 역량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KT는 단순한 영리 기업을 넘어 대한민국의 디지털 혈관을 책임지는 '보안 최후의 보루'다. 그렇기에 이번 CEO 선임은 정치적 셈법이나 내부의 이해관계를 철저히 배제하고, 오직 '누가 이 위태로운 디지털 요새를 지키고 혁신할 수 있는가'라는 본질적 물음에 답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 해답은 이미 시장과 시대가 제시하고 있다. '영업'의 시대는 저물고 '기술'과 '신뢰와 AI 혁신의 시대가 도래했다. 지금 KT에는 위기를 기술로 돌파하고 AI 미래를 설계할 검증된 글로벌 혁신 리더십이 절실하다. KT 2만 구성원과 이사회는 국민의 안전과 기업의 100년 미래를 위해 현명하고 전략적인 결단을 내려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