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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TRC 종목 '레전드' 팀의 배주현 팀장과 ROS 종목 '멜트다운버터' 팀의 변승준 팀장. /이윤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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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태국에서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한국 대표들이 나섰다. '라그나로크 페스타 2025'에 ROS와 TRC 두 종목으로 출전한 각 팀 주장은 12일 조 추첨식에서 부전승을 뽑아내며 우승을 향한 의지를 다졌다.
그라비티가 13일 태국 방콕 엠스피어 몰 내 UOB 라이브 홀에서 여는 이번 라그나로크 페스타는 라그나로크 스타즈 2025(ROS 2025)와 라그나로크 클래식 챔피언십 2025(RCC 2025), 라그나로크 랜드버스 챔피언십 2025(ROLC 2025), 더 라그나로크 챔피언십 2025(TRC 2025) 등 4개 종목의 대회가 펼쳐지며 한국은 ROS와 TRC 두 무대에 국가대표를 파견했다.
13일 본 경기에 앞서 12일에 조추첨식이 진행됐다. 추첨 결과 한국 대표팀들은 나란히 부전승으로 상위 라운드에 직행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조추첨식이 끝나고 만난 ROS 종목 한국 대표 '멜트다운버터' 팀의 변승준 팀장과 TRC 종목 한국 대표 '레전드' 팀의 배주현 팀장은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 국내 최강 '멜트다운버터',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로 대만 격파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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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트다운버터 변승준 팀장. /이윤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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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승준 팀장이 이끄는 멜트다운버터는 국내에서 3년 연속 대표 선발전을 제패한 강호다. 팀 구성이 해마다 바뀌었음에도 선발 행진이 이어진 비결을 묻자 변승준 팀장은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무시할 수 없다"며 "각자 즐겨하던 직업군으로 계속 뛰다 보니 호흡이 자연스럽게 맞았고 연륜과 경력이 살아났다"고 답했다.
올해는 특히 본인에게 의미가 깊은 시즌이었다. 변승준 팀장은 "안 해본 직업군을 처음 도전했는데 다행히 우승해서 개인적으로 가장 뜻깊은 해였다"고 털어놓았다.
최대 라이벌로는 대만을 꼽았다. 변승준 팀장은 "대만팀과 스크림을 뛰며 봤는데 승률이 2대8로 밀렸다"며 "대만팀이 우리 서버로 와서 경기해서 렉이 있을 텐데 그 정도 수준이면 충분히 우승 후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태국팀과는 시차 문제로 많은 연습을 못 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만나고 싶다는 바람이다. 변승준 팀장은 "서로 모르는 상황이라면 오히려 상대하기 수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편 그라비티 한국 지사도 연습 과정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변승준 팀장은 "직원분들이 함께 연습해주셔서 전략 연구와 피드백이 가능했다"며 "해외 서버에서는 핑 때문에 반응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 더 라그나로크 첫 대회, 한국 대표 '레전드'의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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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배주현 팀장. /이윤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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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C는 올해 처음 e스포츠 종목으로 편입됐다. 글로벌 서버를 가장 먼저 오픈한 대만이 메타와 전술 면에서 앞서 있는 상황이다. 배주현 팀장은 "상대 팀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지금은 거의 없는 수준"이라며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유효한 스킬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전 계정과 대회 빌드 계정 간 격차가 크고 자잘한 버그도 남아 있어 변수가 많다는 점도 인정했다. 배주현 팀장은 "티어 구조가 새롭게 정리되면서 기존 강캐보다는 상태이상 기술을 활용한 전략이 더 중요해졌다"며 "다만 모든 팀에 동일하게 적용되니 마음 편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배주현 팀장은 "글로벌 서버를 처음 연 대만을 경쟁자로 생각한다"며 "교수 길드와 호각으로 연습한 결과를 보면 따라잡을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나온 게임을 제일 먼저 시작한 곳을 꼭 따라잡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열정도 남달랐다. 배주현 팀장은 "모바일 특성상 금요일 오후 2시 공성에도 참여한다"며 "회사 화장실 가서 몰래 30분씩 뛰는 분도 있다"고 팀원들의 열정을 강조했다. 이어 "나이는 상관없다"며 "영포티 세대가 주축이고 50대 선배들도 있지만 즐기는 마음만 있으면 오래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게임이 맺어준 인연, "라그야 오래오래 함께하자"
두 팀장은 게임에서 맺어진 인연을 공개하며 라그나로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변승준 팀장은 "라그나로크에서 와이프를 만나 결혼까지 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배주현 팀장도 여자친구와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배주현 팀장은 "게임을 너무 하니까 짜증 내서 폰을 하나 깔아줬는데 재밌어하더라"며 "오고 싶지 않아 하는 걸 사정사정해서 데려왔다"고 털어놨다.
컨디션도 양호했다. 변승준 팀장은 "작년엔 첫 경기를 다 져서 아쉬웠는데 올해는 첫 판부터 이기고 싶다"며 "비행기 오래 타서 피곤한 거 빼고는 최상 컨디션"이라고 자신했다. 배주현 팀장은 "일 끝나고 새벽 기차 버스 타고 6시간, 비행기 타고 와서 3시간밖에 못 잤다"며 "눈에 실핏줄이 터졌지만 좋아서 하는 거"라고 웃으며 답했다.
마지막으로 변승준 팀장은 "나그야 아프지 마, 오래오래 함께하자"는 메시지를 남겼다. 배주현 팀장은 "IP 자체가 한국 게임이니까 종주국으로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초반 버그 때문에 유저들이 잠시 떠났던 시기가 있었는데 남은 분들이 애정으로 다듬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 갔으면 좋겠고 국내에서도 모바일 전용 대회가 열릴 만큼 성장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