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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휴전” 발표에 태국 “합의 없다” 정면 부인…캄보디아는 국경 폐쇄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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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12. 14. 12:23

THAILAND-CAMBODIA/ <YONHAP NO-4428> (REUTERS)
13일(현지시간) 태국 시사껫주의 한 사원에서 캄보디아와의 국경 교전 중 전사한 터드삭 스릴라차이(20) 이병의 영결식이 거행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국의 휴전 합의를 발표했으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전투기와 로켓포가 오가는 교전이 계속되며 군인과 민간인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태국과 캄보디아 간의 "사격 중지 합의"를 발표했지만, 태국 정부가 이를 정면으로 부인하며 군사 작전을 지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캄보디아는 국경 폐쇄라는 초강수로 맞불을 놓았고, 국경 지역의 전투는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AP와 로이터에 따르면 아누틴 찬비라쿨 태국 총리는 전날 트럼프의 '휴전 발표'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분명히 하고 싶다. 오늘 아침 우리의 행동이 이미 모든 것을 말해준다"며 휴전설을 일축했다.

아누틴 총리는 "어떤 중단 합의도 없었다"며 "우리 땅과 국민에 대한 위협이 사라졌다고 느낄 때까지 군사 작전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와의 통화에 대해서도 "그는 휴전을 제안하지 않았고, 우리는 그 문제를 논의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트럼프가 자신의 치적을 위해 성급하게 합의를 발표했거나, 양측의 입장을 오판했음을 시사한 셈이다. 태국 외교장관 역시 "전투가 진행 중인데 휴전을 선언할 수는 없다"며 협상 선결 조건을 내세웠다.

태국의 공세가 계속되자 캄보디아 내무부는 13일 "모든 태국-캄보디아 국경 검문소의 출입을 즉각 중단한다"며 국경 폐쇄를 선언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태국군이 전투기와 해군 함정까지 동원해 민간 기반 시설인 다리를 파괴하고 민간인 거주 지역을 포격했다고 비난했다. 훈 마넷 총리는 말레이시아가 제안한 '아세안 감시단 파견'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태국 측의 거부로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외교적 해법이 실종된 사이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태국 국방부는 13일 하루에만 군인 4명이 추가로 전사해 총 1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측 사망자 등을 포함하면 이번 주에만 최소 25명이 목숨을 잃었다. 양국 국경 지역에서는 50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피란길에 올랐다. 태국 부리람의 대피소에 있는 카냐팟 사오프리아(39) 씨는 "더 이상 캄보디아를 믿지 않는다"며 "지난번 평화 협정도 소용없었는데 이번이라고 다르겠느냐"고 불신을 드러냈다.

미국 백악관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당사자가 약속을 이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결국 태국의 '마이웨이' 선언으로 체면을 구기게 됐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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