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미국에 31조원 대규모 투자 발표
젠슨 황과 ‘깐부동맹’…AI 전환 가속화
HEV 라인업 강화…자율주행 숨 고르기
|
보호무역 기조의 재부상, 전기차 수요 둔화, 중국 전기차의 공습,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산업 패러다임 전환까지. 현대차그룹을 둘러싼 올해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한 해였다. 현대차그룹은 관세 리스크에는 현지화로, 기술 경쟁에는 AI 동맹으로, 전기차 캐즘에는 유연한 포트폴리오로 대응하며 위기를 구조적 전환의 기회로 삼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앞에 선 정의선…관세 불확실성에 정공법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을 돌파하기 위해 선택한 핵심 전략은 단연 '현지 생산 확대'였다. 그 출발점은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정의선 회장이 직접 발표한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이다.
|
특히 현대차는 지난 4월부터 수출용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적용받기 시작하면서 수익성 방어에 총력을 기울였다. 토요타 등 경쟁사 대비 미국 시장에서 가격 역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 비중 확대와 비용 구조 개선을 통해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후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며 현대차그룹 역시 한 숨을 돌렸다.
◇정의선·젠슨 황 '깐부동맹'…AI 전환 가속화
올 한 해 현대차그룹을 관통한 또 하나의 키워드는 단연 '깐부동맹'이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함께 포착된 장면은 국내 산업계 전반에 강한 상징성을 남겼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자율주행, 로보틱스 영역에서 협력 범위를 빠르게 넓혔다. 차량 개발과 운영 전반에 AI를 내재화하겠다는 구상이 본격화된 것이다.
|
여기에 더해 현대차그룹은 수소 밸류체인 강화에도 속도를 냈다. 오는 2027년 준공 예정인 연료전지 공장의 착공은 당장의 수익성보다 장기 에너지 전환과 산업 주도권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다.
◇캐즘에 HEV 강화…자율주행은 숨 고르기
전기차 캐즘은 현대차그룹에게도 피할 수 없는 시험대였고, 이에 하이브리드(HEV)를 강화하는 유연한 대응을 택했다. HMGMA 역시 내년부터 하이브리드 혼류 생산을 시작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48.9% 증가한 3만6172대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
다만 송창현 포티투닷 사장 사임 이후 혼선을 겪는 자율주행 전략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기술 개발 방향과 조직 재정비를 놓고 내부 조율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컸던 한해였던 만큼 현대차그룹은 수익성과 기술 완성도를 재점검하는 데 집중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