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유럽마저 ‘전기차 속도 조절’… 현대차그룹 전동화 전략 분기점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15010008068

글자크기

닫기

남현수 기자

승인 : 2025. 12. 15. 16:56

2035년 내연기관 퇴출 기조 흔들… EU, 규제 완화안 검토
전기차 일변도서 현실론 선회… HEV·EREV 부상 가능성
유럽 비중 높은 현대차그룹, 다층 전략으로 무게 이동할 듯
250918 (사진6)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CEO) 사장이 '2025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2)
현대차는 지난 9월 뉴욕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26년부터 하이브리드, 전기차, EREV,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신차를 지속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2025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는 모습./현대차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전동화 속도 조절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2035년 내연기관 신차 판매 전면 금지 방침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 전반에 전동화 전략 재조정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유럽에서 전기차 중심 전략을 강화해 온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변화하는 정책 환경에 맞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로이터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신규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기존 방침을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이 같은 정책 기조 변화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중장기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한다.

유럽은 현대차그룹 전체 판매의 약 15~2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최근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 국면 속에서 현대차그룹이 전략적 비중을 높여온 지역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연합이 전기차 중심 규제에서 속도 조절에 나설 경우, 현대차그룹 역시 전동화 전략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유럽연합이 발표할 규제 완화안에는 전기차 외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EREV), 탄소 배출이 적은 합성연료 기반 내연기관차 등을 대체 파워트레인으로 인정하는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는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단일 전략보다는 HEV·PHEV·EREV 등을 병행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유럽연합의 움직임은 전기차 수요 둔화와 산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유럽 내부의 위기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내연기관 차량 판매 비중이 여전히 높은 데다, 미국의 관세 압박,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유럽 공세까지 겹치며 전기차 중심 전략의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유럽의 정책 변화가 미국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와 연비 규제 완화를 추진하며 전동화 속도 조절을 공식화한 데 이어, 유럽 역시 전기차 일변도 정책에서 현실론으로 선회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미국이 전기차 전환 속도를 조절하는 상황에서 유럽 역시 이에 발맞춘 조치로 볼 수 있다"며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을 위한 기술적 준비가 아직 완벽하지 않고, 시장에서도 전기차보다 내연기관을 선호하는 흐름이 여전히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하이브리드, 내연기관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유럽연합의 정책 변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을 것"이라며 "오히려 이러한 환경 변화가 현대차그룹에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현수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