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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넘게 사랑받는 이유 있네”...기술 담는 그릇의 격차 보여준 커세어 ‘K70 프로 TK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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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권 플레이포럼팀 기자

승인 : 2025. 12. 22. 17:50

커세어 K70 프로 TKL
현재 게이밍 키보드 시장에서 래피드 트리거(키를 떼는 즉시 입력을 해제하는 기술)와 플래시탭(반대 방향키 입력 시 마지막 키 우선 인식)은 이미 익숙한 기능으로 자리를 잡았다.

수많은 브랜드가 유사한 기능을 앞세워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지만 유독 커세어 K70 프로 TKL(K70 PRO TKL)을 향한 애정은 식지 않는 분위기다. 하드웨어가 선사하는 물리적 안정감과 최신 소프트웨어 기술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만들어내는 특유의 사용 경험이 사용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준 결과로 분석된다.

K70 프로 TKL 제품을 손끝으로 처음 마주했을 때 전해지는 MGX 하이퍼드라이브 마그네틱 스위치의 질감은 정갈하다. 제조 단계에서 정교하게 적용된 사전 윤활은 스위치가 하우징 내부를 미끄러지듯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서걱거림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여 부드러운 타건감을 완성한다.

직접 사용해보니 이 같은 부드러운 작동 방식은 자석 스위치 특유의 반발력과 어우러져 기분 좋은 쫀득함을 선사했다. 일반 기계식 키보드의 갈축보다 유쾌한 느낌이다. 특히 래피드 트리거 기능을 활성화했을 때 매끄러운 물리적 반응은 이질감 없는 시너지를 발휘했다.
커세어 K70 프로 TKL
제품의 구성품 역시 본질에 충실했다. 박스를 열면 키보드 본체와 탈부착이 간편한 USB-C 타입 케이블, 마그네틱 방식의 팜레스트(손목 받침대)가 전부다.

불필요한 액세서리를 걷어내고 게이머에게 꼭 필요한 핵심 요소에만 집중한 구성은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기본 패키지에 포함된 팜레스트는 사용자를 향한 세심한 설계가 살아있는 지점이다. 평소 만족스러운 사용감을 위해 가죽 소재의 제품을 별도로 구매해 사용해왔던 입장에서 이번 구성은 유독 반가운 요소로 다가온다.

적당히 푹신하면서도 탄력 있는 소재는 장시간 플레이 시 손목에 집중되는 피로도를 효과적으로 분산하며, 피부와 맞닿는 감촉 또한 부드러워 전반적인 사용 경험의 질을 끌어올렸다.

내부에 촘촘하게 채워진 2중 구조 프리미엄 방음 폼의 존재는 타건 시 발생하는 소리를 단순한 잡음이 아닌 고급스러운 피드백으로 느껴졌다. 자석 스위치 키보드에서 흔히 발생하는 텅텅거리는 통울림 대신 정숙함을 유지했다.

발로란트와 같은 정밀한 FPS 게임에서 긴박하게 키를 두드리는 순간에도 이러한 정제된 소리는 심리적 안정감을 더했다.
커세어 K70 프로 TKL
하드웨어가 뒷받침하는 정갈한 타건음은 8000Hz 하이퍼 폴링 레이트가 제공하는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라는 무형의 기술력을 시청각적으로 체감하게 만드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했다. 일반적인 키보드가 1000Hz 수준인 점과 비교하면 데이터 전송 속도가 8배에 달한다. 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0.125밀리초(ms) 만에 입력을 PC로 전달하는 수준이다.

디자인 측면에서 커세어의 상징과도 같은 항공기 등급 알루미늄 상판은 시각적 만족감을 넘어 실질적인 퍼포먼스 향상에 기여했다. 묵직한 프레임이 키보드 전체를 단단하게 고정해 주기에 격렬한 교전 중 발생하는 강한 타건에도 흔들림 없는 안정성을 유지하며 정교한 컨트롤을 도우면서다.

나아가 상판 위로 스위치가 시원하게 노출된 비키(Vicky) 스타일 구조는 화려한 RGB 조명을 은은하게 확산시키며 책상 위 분위기를 한층 세련되게 꾸몄다. 여기에 텐키리스(TKL) 배열이 주는 공간적 여유는 마우스 가동 범위를 넓혀 급박한 화면 전환 상황에서 장비끼리 충돌하는 불상사도 방지했다.

최근 게이밍 기어의 필수 요소로 꼽히는 플래시탭 기술 역시 커세어의 하드웨어 마감과 만났을 때 진가를 드러낸다.

단순히 논리적으로 입력을 우선순위화하는 것을 넘어 견고한 PBT 이중 사출 키캡의 묵직한 타격감이 더해지며 무빙의 리듬감을 살렸다. 좌우 방향 전환이 즉각적으로 이뤄지는 과정에서 손끝에 전해지는 키캡의 질감과 스위치의 빠른 복원력은 움직임을 완전히 제어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기술이 보편화된 시대일수록 이러한 완성도가 제품의 격을 가르는 결정적 차이라는 생각이 든다.
커세어 전용 소프트웨어 iCUE
전용 소프트웨어 iCUE와 본체 우측 상단의 전용 버튼들이 보여주는 유기적인 연결성도 칭찬할 만하다. 게임 모드 버튼 하나로 복잡한 설정을 즉시 불러오고 윈도우 키 등 방해 요소를 차단하는 과정은 직관적이다.

부드럽게 돌아가는 알루미늄 볼륨 조절 롤러는 게임 도중에도 흐름을 깨지 않고 사운드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편의성을 제공한다. 단순한 편의 기능을 넘어 키보드라는 도구가 사용자의 신체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만드는 디테일이 엿보였다.

이처럼 출시 후 1년이 지난 시점에도 커세어 K70 프로 TKL이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는 이유는 하이엔드 장비가 갖춰야 할 기본기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최신 기술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 속에서도 견고한 빌드 퀄리티와 정교한 타건감, 이를 뒷받침하는 안정적인 소프트웨어 지원은 변함없는 만족감을 선사했다. 장비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된 키보드 시장에서 기술을 담아내는 그릇인 하드웨어의 완성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증명한 제품이다.
김휘권 플레이포럼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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