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자금조달 여력커진 증권사…모험자본 리스크관리 최대변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24010012849

글자크기

닫기

박주연 기자

승인 : 2025. 12. 23. 17:53

IMA·발행어음 확대로 내년 경쟁 치열
운용 가능 자금 최대 170조원 전망
대형 IB, 모험자본 20조 확대 계획
수익보다 우량 자산 선별 역량 관건

IMA(종합투자계좌) 도입과 발행어음 사업자 확대로 증권사들의 기업금융 자금 조달 여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늘어난 자금을 바탕으로 주요 증권사들이 모험자본 투자를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내세우면서 내년 금융투자업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운용 자금이 비상장기업과 벤처·중소기업 등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존재하는 투자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향후 성과는 각 사의 투자 대상 선별 능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에 따라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MA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KB·키움·하나·신한투자·NH투자증권 등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 중인 증권사들이 운용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최대 13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향후 IMA 또는 발행어음 인가 심사가 진행 중인 증권사들까지 모두 인가를 받을 경우, 증권업계 전체의 자금 운용 규모는 170조원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 조달 여력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의 모험자본 투자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 주재로 열린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한국투자·미래에셋·키움·하나·신한투자 등 대형 증권사들은 향후 수년간 모험자본 투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들 증권사의 모험자본 투자 잔액은 현재 약 5조원 수준으로, 향후 3년간 약 15조원을 추가 공급해 2028년 말 기준 총 20조원 규모로 늘어날 계획이다.

증권사들이 검토 중인 투자 대상은 중소·벤처기업 대출과 비상장기업 투자, 인수금융, 구조화 금융 등 기업 성장 단계 전반에 걸쳐 있다. 초기 단계에서는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대출과 벤처캐피탈(VC) 출자를 통해 자금을 공급하고, 성장 단계에서는 비상장기업 투자와 인수금융을 통해 기업 확장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다만 경쟁이 심화될수록 우량한 투자처를 확보하는 데 따른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상장기업 투자나 VC 출자, 기업대출 비중이 늘어날수록 개별 투자 성과에 따른 손익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증권사 간 성과 차별화가 투자 심사 역량과 사후 관리 능력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자금 조달 확대 흐름에 맞춰 관리·감독 기조를 정비했다. 증권사 자금이 부동산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부동산 투자 한도를 제한하는 한편, 모험자본 공급 과정에서는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자산에 투자가 편중되지 않도록 기준을 조정했다. 자금 공급 확대와 함께 이에 상응하는 리스크 관리 책임을 증권사에 요구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인가 이후 상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IMA 1호 상품을 이날까지 판매했고, 미래에셋증권은 24일까지 첫 상품 모집을 진행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두 증권사의 IMA 1호 상품에 직접 가입한 뒤, 모험자본 공급 취지에 부합하는 자금 운용과 함께 투자자 보호와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IMA·발행어음 확대가 자금 조달 규모 경쟁을 넘어 증권사들의 운용 역량을 가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 조달 방식은 제도 변화로 일정 부분 정비됐지만, 실제 투자 대상 선정과 손실 관리 방식은 각 사의 전략과 내부 관리 체계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모험자본 공급이 본격화될수록 성과는 자금 규모보다 우량 자산을 선별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역량에 따라 증권사별로 차이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발행어음과 IMA 인가 증권사가 늘어나면서 경쟁 심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실제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제한적인 만큼 수익성 훼손을 우려하기에는 이르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발행어음과 IMA가 리테일 자금을 기반으로 IB 자산 운용을 확대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