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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이미 ‘레드오션’… K-치킨, 글로벌 확장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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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5. 12. 23. 18:07

bhc '콰삭킹' 등 동남아 공략 강화
BBQ, 유럽·아프리카 선점 잰걸음
교촌은 美中매장 줄이며 숨고르기
"현지화·물류시스템이 경쟁력 좌우"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이 포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요 업체들이 앞다퉈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배달 플랫폼 의존도 심화' '원가 부담' '출점 경쟁' 등으로 국내 수익성이 둔화하자 성장 동력을 해외에서 찾는 모습이다. bhc, BBQ, 교촌에프앤비 등 이른바 '치킨 프랜차이즈 빅3'는 각기 다른 전략과 강점을 내세우며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다이닝브랜즈그룹에 따르면 bhc는 해외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이닝브랜즈그룹 산하 bhc는 현재 홍콩·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미국·캐나다·대만·인도네시아 등 총 8개국에 39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18년 홍콩에 첫 해외 매장을 연 이후 빠르게 확대됐으며 이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첫 매장을 오픈하며 동남아 공략을 강화했다. 태국 매장이 14개로 가장 많고, 말레이시아 10개, 미국 5개 순이다.

bhc는 현지화와 현지 파트너십 강화에 주력한다. 국내 히트 메뉴 '콰삭킹'을 홍콩과 태국에 처음 선보이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고 현지 재료를 활용한 메뉴 개발로 적응력을 강조했다. 또한 현지 사업자들과 브랜드 방향성을 공유하고 협업 가능성을 제시하며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실적 면도 두드러진다. 특히 홍콩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1% 늘어난 42억원을, 미국 법인은 같은 기간 3배 증가한 23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중 가장 많은 해외 매장을 보유한 제너시스BBQ는 압도적인 규모를 앞세워 '글로벌 1등' 굳히기에 나섰다. BBQ는 현재 총 57개국에 진출해 약 7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30년 전 세계 5만개 매장 오픈'이라는 공격적인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BBQ의 최근 행보는 대륙을 가리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외식 기업 BLT F&B 그룹과 합작해 스페인에 유럽 본사를 설립하며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고, 지난달엔 남아프리카 유통 회사 '굿트리'와 협력해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하며 아프리카 대륙까지 깃발을 꽂았다.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을 발판 삼아 유럽과 아프리카 등 미개척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BBQ는 현재 미국에서 25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이며 내년에도 미국 전역 출점 목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반면 교촌에프앤비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며 신중한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중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UAE·대만 등 6개국에서 79개 매장을 운영 중인 교촌은 최근 미국과 중국 등 주요 법인의 실적 부진으로 글로벌 사업이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이에 올해 들어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2개 매장씩 정리했다.

매장 수 감소를 향해 전략적 선택에 따른 일시적 숨 고르기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철저한 시장성 분석을 선행해 현지 사정에 밝은 파트너에 사업권을 위탁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신규 국가 진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치킨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K콘텐츠의 인기로 한국 식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지금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적기"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각 사가 현지 입맛에 맞춘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안정적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인 생존과 성공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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