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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티빙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988억원, 161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20억원 줄어든 반면, 영업손실 규모는 약 70억원 확대됐다. 2020년 CJ ENM에서 물적분할돼 출범한 이후 티빙은 매년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1년 60억원 수준이었던 영업손실은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로 2023년 1190억원까지 불었다. 지난해에는 이보다 적은 7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OTT 특성상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가입자 확대가 필수란 점에서 2023년 웨이브와 합병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2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양사는 2023년 말 합병을 위한 MOU를 체결한 데 이어 올해 6월에는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까지 받았지만, 주주 동의 절차에 가로막힌 상황이다. 티빙의 2대 주주인 KT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가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탓이다. KT스튜디오는 티빙 지분 13.54%를 보유 중이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올해 8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 스트리밍 페스티벌 간담회에서 연내 합병 성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여전히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양사 합병 작업이 내년으로 넘어가게 됐지만,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유료방송 시장의 계속되는 성장 둔화에 따라 KT 유선 사업의 핵심인 IPTV 매출도 정체 흐름을 나타내고 있단 점에서다. KT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IPTV 매출은 1조58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 늘었다. 이마저도 올해 상반기 경쟁사의 개인정보유출 사고에 따라 3분기 신규 가입자가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3분기 KT IPTV 가입자는 95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만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케이블TV와 위성방송 등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지만, IPTV 역시 OTT 공세에 따른 코트커팅(가입해지) 현상이 지속되면서 가입자 증가율이 감소하는 추세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또한 IPTV 가입자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단 점에서 KT도 유보적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단 게 업계 설명이다.
CEO를 포함한 주요 경영진 교체와 해킹 사태 수습 등 KT 내부 경영 사안도 합병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 KT는 차기 CEO 최종 후보자 선정을 마무리한 상태로, 별다른 변수가 없을 경우 내년 3월에야 CEO 교체가 이뤄진다. 특히 해킹 사태 수습 차원에서 임원진 변동 폭도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합병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단 평가도 나온다. 양사 합병 이후 지배구조 내 KT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단 점도 반대 요인으로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티빙과 웨이브의 경우 KT 동의만 얻어내면 OTT 시장에서 단숨에 넷플릭스에 준하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만년 적자 탈출도 가능해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KT 입장에서도 합병을 찬성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손익에 대한 고민이 클 것이란 점에서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