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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종·손열음·신구까지…세대를 잇는 ‘환원의 문화’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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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12. 29. 14:38

정병국 위원장 "환원이 참여로 이어질 때 예술 지속 가능성도 커져"
(붙임1) 무용수 최호종 사진 ⓒ매니지먼트 낭만
무용수 최호종. ⓒ매니지먼트 낭만
선배 예술가의 기부가 팬과 시민의 참여로 확장되며 예술후원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개인의 선의에 머물던 후원이 세대 간 연대를 통해 구조화되고, 팬덤이 새로운 후원 주체로 등장한 점이 올해 예술계의 두드러진 변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아르코)는 2025년 한 해 동안 기초예술 전반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예술가들의 자발적 기부가 이어졌고, 이에 공감한 팬덤과 애호가들의 참여가 더해지며 '기부의 선순환'이 형성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무용 분야에서는 무용수 최호종의 기부가 상징적인 사례로 꼽힌다. 최호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수여하는 2025년 문화예술유공 '젊은 예술가상' 포상금 전액을 어린이·청소년의 기초예술 경험 확대를 위한 '예술나무 꿈밭펀딩'에 기부했다. 그는 "받은 격려를 예술계와 관객과 나누는 것은 창작자로서의 책임"이라며, 후배 무용수들의 창작 환경을 응원하는 뜻을 전했다. 이후 그의 뜻에 공감한 팬들의 자발적 후원이 이어지며 기부 규모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붙임2) 국립현대무용단 - 내가 물에서 본 것 - 작품사진1 ⓒ목진우
국립현대무용단의 '내가 물에서 본 것'. ⓒ목진우
국립현대무용단(단장 겸 예술감독 김성용)도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제1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안무가 김보라의 작품 '내가 물에서 본 것'으로 무용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뒤, 상금 전액을 예술나무에 기부하기로 했다. 단체 관계자는 "상을 받은 작품이 또 다른 창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음악 분야에서도 선배 음악인들의 후원이 이어졌다.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선우예권은 2024년과 2025년 '아르코 예술후원인의 밤' 출연료 전액을 '예술나무 케이아츠펀드'에 기부하며, 역량 있는 후배 음악인들이 연주 기회를 얻고 국제 무대와의 교류로 나아가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시각예술계에서는 김윤신, 서승원, 이건용 작가와 박서보재단, 고(故) 윤형근 작가의 후원이 케이아츠펀드를 통해 신진 미술작가 지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해당 후원금은 젊은 작가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창작에 몰두하고, 해외 교류를 통해 국제적 역량을 키우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연극 분야에서는 원로배우 신구와 박근형의 기부가 출발점이 됐다. 두 배우는 지난 5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기부 공연을 계기로 '예술나무 연극내일기금'을 조성했고, 이를 바탕으로 신진·청년 연극인을 위한 현장형 재교육 프로그램 '연극내일 프로젝트'가 운영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 12월 신진 배우 선발도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예술가의 기부가 팬덤과 애호가 층의 참여로 확산된 점이 특징이다. 손열음과 선우예권의 기부에 공감한 클래식 애호가들은 정기 후원 프로그램인 '아르코 아츠 소사이어티' 가입으로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대중예술 분야에서 팬덤 기부 사례는 있었지만, 기초예술 분야 예술가와 그 팬들이 새로운 후원 주체로 등장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정병국 아르코 위원장은 "기초예술 현장의 주역들이 자신이 몸담은 예술계를 위해 환원에 나선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며 "이러한 기부가 팬과 시민의 참여로 이어지고, 다시 후배 세대를 지원하는 구조로 정착될 때 예술의 지속 가능성도 함께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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