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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혈관 침범 진행성 간암, 위험도 나눠 치료하면 생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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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 기자

승인 : 2025. 12. 29. 16:19

혈관 침범 간암 환자 526명 분석
고위험군서 면역항암제 효과 뚜렷
위험도 예측 모델로 치료 전략 차별화 기대
박희철유정일김나리
박희철·유정일·김나리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연구팀은 진행성 간암 환자에 맞춤형 치료를 적용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결과를 29일 발표했다./삼성서울병원
혈관을 침범한 진행성 간암이라도 환자의 위험도를 세분화해 맞춤형 치료를 적용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게는 면역항암제 치료가 기존 치료보다 생존 개선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희철·유정일·김나리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연구팀은 혈관 침범이 동반된 간암 환자 526명을 대상으로 치료 방법에 따른 예후를 분석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방사선종양학(Radiotherapy and Oncology, IF= 5.3)' 최근호에 게재됐다.

혈관 침범이 있는 간암은 간암 병기 분류 체계인 'BCLC'에서 진행성 간암(C기)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주로 간동맥화학색전술(TACE)과 표적항암제(TKI),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치료가 시행돼 왔다.

최근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AB) 치료가 도입되면서, 이를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방사선 치료와 병합하는 등 치료 선택지가 확대되고 있다. 다만 같은 치료를 받더라도 환자에 따라 생존 기간이 5.8개월에서 98.4개월까지 크게 차이를 보여 최적의 치료 전략을 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간 기능, 종양의 크기, 침범 형태, 간 외 전이 여부 등을 종합한 '위험도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환자를 초저위험·저위험군 그룹, 중등도 위험·고위험 그룹으로 구분해 치료법에 따른 예후를 비교했다.

치료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간동맥화학색전술·방사선치료 병합(TACE+RT)를 기본으로 두고 환자 상태에 따라 표적항암제·방사선 병합(TKI+RT), 면역항암제(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방사선 병합(AB+RT), 면역항암제 단독 치료(AB) 등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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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철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위험도 기반 혈관 침범 진행성 간암에 대한 재발 위험(왼쪽), 생존율(오른쪽) 예측 정도를 비교했을 때 기존 모델(노란색 선) 보다 3년에 걸쳐 더 우수했다./삼성서울병원
중앙 추적관찰기간 11.6개월 동안 분석한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위험도 모델은 환자의 예후를 효과적으로 구분했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초저위험군이 11.4개월이었던 반면, 고위험군은 1.9개월에 그쳤다. 전체 생존기간 역시 초저위험군은 47.3개월, 고위험군은 6.6개월로 큰 차이를 보였다.

새 모델은 기존 모델(IMbrave150)과 비교해 1년, 2년, 3년 경과 시점 모두에서 생존율 및 재발 예측 정확도가 더 높았다.

위험도에 따른 최적의 치료법도 달랐다. 초저위험·저위험군에서는 기존 치료인 간동맥화학색전술·방사선치료 병행(TACE+RT) 방법이 가장 좋은 효과를 보였다.

반면 중등도·고위험군에서는 면역항암제 치료가 더 효과적이었다. 면역항암제·방사선 병합(AB+RT)한 경우, 기존 치료(TACE+RT) 때보다 병의 진행 위험은 43%, 사망 위험은 24% 감소했다. 면역항암제 단독 요법(AB) 역시 기존 TACE+RT 대비 사망 위험을 약 62% 낮췄다. 이에 연구팀은 방사선 치료가 암세포를 파괴해 면역 체계를 활성화하는 일종의 '백신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유정일 교수는 "혈관 침범 간암은 매우 다양한 임상적 특성을 가진 집단"이라며 "단순히 병기만으로 치료법을 결정하지 말고, 위험도 예측 모델을 통해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이득이 되는 최적의 치료 조합을 찾는 것이 생존율 향상의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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