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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건축 쏠림에 수주액 70% 급증… 현대건설 ‘10조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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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5. 12. 29. 17:57

올해 대형사 정비사업 수주액 48조원
현대건설 이어 삼성물산 9조원대 '빅2'
공급 우려 속 건설사 선별 수주 경쟁
내년 여의도·성수 등 서울 쏠림 심화

올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 8곳이 작년보다 더 많은 수주고를 올리면서 이들 기업의 전체 수주액도 약 2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상승장'을 증명했다. 건설원가 등 상승 여파로 공급 부족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정비사업지를 중심으로 수주 경쟁이 심화된 데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내년에도 서울 압구정·여의도·성수 등지에서 수주 혈전이 지속될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이에 따른 대형사 중심의 수주 양극화도 심화될 전망이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형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약 48조원으로, 작년(약 28조원)보다 70% 이상 증가했다. 올해 정비사업 시장의 정점에는 총 10조5108억원의 일감을 확보한 현대건설이 섰다. 업계 최초로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면서 7년 연속 정비사업 1위 자리를 지켰다. 수주액도 작년(6조612억원)보다 약 73% 증가했다.

2위는 삼성물산 건설부문(3조6398억원→9조2622억원)이다. 이 밖에 GS건설(3조1097억원→6조3461억원), 포스코이앤씨(4조7191억원→5조9623억원), HDC현대산업개발(1조3332억원→4조8012억원), 대우건설(2조9823억원→3조7727억원), DL이앤씨(1조1809억원→3조6848억원), 롯데건설(1조9438억원→3조3668억원) 등도 작년보다 더 많은 정비사업 일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SK에코플랜트(1조3073억원→9823억원)와 현대엔지니어링(1조5794억원→0원)은 지난해보다 수주액이 줄었다.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올해부터 반도체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전략적 선택을 내린 것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연초 발생한 안전사고 여파로 신규 수주 중단이라는 고강도 자구책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를 중심으로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기조가 강해진 데다, 공급 부족 우려 확산 여파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들 수주 결과가 미래 먹거리가 되는 것은 물론, 브랜드 경쟁력을 크게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올해 역시 △압구정2구역 재건축(2조7489억원) △한남5구역 재개발(1조7584억원) △잠실우성아파트 1·2·3차 아파트 재건축(1조6427억원) △한남4구역 재개발(1조5695억원)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1조5138억원)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1조1945억원) △신반포4차 재건축(1조310억원) 등 1조원 이상 대형 사업지 대다수가 서울에 몰렸다.

이 같은 수주 쏠림 현상은 분양 물량으로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14 조사 결과 내년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은 3만4230가구로, 올해(1만4420가구)의 2배 이상이다.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확보된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이 재편되는 흐름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내년에는 압구정4·5구역, 여의도 시범·삼부, 성수 1·2·4지구 등지가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건설사 역시 단지 내 현수막을 내거는 등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지만 우량 사업지의 경우 이윤을 줄이더라도 시공을 맡고 싶어 하는 건설사들이 줄을 서고 있는 상태"라며 "중견 건설사들도 서울 정비사업 수주를 위한 TF(전담조직)를 따로 구성할 만큼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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