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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정은 ‘무기 수출과 자체 고도화’ 투트랙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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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5. 12. 31. 08:54

대북 전문가들 분석.....북 군수방산 상당히 고도화 될 것
김정은....‘북 군수수출산업’ 직접 통제 강화
러시아 전쟁 지원용 무기 생산 공개… 다음 단계 핵잠·극초음속
1231 김정은 군수공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말을 앞두고 미상의 중요 군수공업기업소를 직접 방문해 무기 생산 실태를 점검하고, "전략적 공격수단을 수요대로 대량 생산하라"고 공개 지시한 사실이 12월 3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확인됐다. 2025.12.30 사진=조선중앙TV 캡쳐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 수출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자체 전략무기 고도화를 병행하는 '군수 투트랙 전략'을 공식화하고 나섰다. 이를 대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수공업기업소 현지지도가 전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8일 중요 군수공업기업소를 방문해 방사포 무기체계 생산 실태를 직접 점검하고 "전략적 공격수단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초강력 무기체계"라고 규정하며, "수요대로 꽝꽝 생산하고 있다"고 만족을 표시했다.

이는 단순한 생산 독려가 아니라 무기 '대량 양산 능력' 자체를 외부에 보여주려는 정치적 메시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국면에서 북한이 이미 포탄·방사포·미사일을 러시아에 공급해온 가운데 이번 현지지도는 '북한은 지속적으로 무기를 찍어낼 수 있는 군수국가'임을 공개 선언한 장면이라는 해석이다.

주목할 점은 '북한 군수 전략의 이원화'다. 방사포·포탄·단거리 미사일 등 재래식 무기체계는 러시아 전쟁 지원용 수출 물량으로 대량 생산하고, 핵추진잠수함·극초음속 미사일·장거리 전략체계는 북한군 전용 고도화 노선으로 분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방사포를 두고 "전략적 공격수단"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도 단순 재래식 무기를 넘어 핵·비핵 복합 운용이 가능한 '전장 핵심 수단'으로 격상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대목으로 해석된다. 이는 러시아에 제공 가능한 무기 수준을 넘어 북한 자체 군사 교리 변화와도 직결되는 신호다.

이번 현지지도에 조춘룡 노동당 비서, 노광철 국방상, 김정식 당 중앙위 제1부부장,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등 군·당·군수 핵심 인사들이 동행한 점도 이례적이다. 이는 군수공업이 더 이상 후방 산업이 아니라, 당·군 최고 지도부가 직접 관리하는 '대외 전략 산업'으로 격상됐음을 보여준다.

김 위원장은 생산 구조 개편, 공정별 기술 토대 일신, 항구적 생산 능력 확장을 지시했다. 이는 단순 증산이 아니라, 러시아 수출 물량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산업 체계 구축을 의미한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대가로 무엇을 얻고 있는지는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군수공업 구조 개편과 병행되는 현지지도 강화는 기술 이전을 전제로 한 사전 정비 작업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핵추진잠수함의 경우 소형 원자로, 추진체 통합, 운용·정비 노하우 등에서 러시아의 간접적 지원 없이는 실질적 진전이 어렵다. 극초음속 미사일 역시 고체연료 안정화, 내열 소재, 유도·제어 기술이 관건이다. 김 위원장이 군수공업 전반에 대해 "현시대 국방과학의 발전 지향"을 강조한 배경에는 러시아 기술을 흡수할 수 있는 공업 기반을 먼저 완성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최근 군수공업 현지지도는 내부 결속용 행사와는 결이 다르다. 생산 수치, 기술 수준, 양산 능력을 반복적으로 공개하며 러시아와 국제사회 모두를 향해 '우리는 공급 능력이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대외 과시 성격이 짙다.

김 위원장이 "2026년도 국방력 강화 투쟁에서 더 큰 비약적 성과"를 언급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이는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무기 수출로 외화를 확보하고, 그 자원을 전략무기 고도화로 재투자하는 장기 군수국가 모델을 완성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결국 북한은 지금, 전쟁 중인 러시아를 향한 '무기 공급국'과 한반도를 겨냥한 '전략무기 보유국'이라는 두 얼굴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는 그 전환을 알리는 가장 직설적인 장면이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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