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벨기에펀드 사태 두번은 없다…증권가, 현재 투자성향 체크 필수 도입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30010015750

글자크기

닫기

박이삭 기자

승인 : 2025. 12. 30. 18:17

1월부터 현재 투자자금 성향 확인 의무화
MTS·영업점 구분 없이 매번 성향 진단해야
금감원장 지적 받은 한투증권, 고난도 상품
안내 강화 위해 동영상 학습 자료도 지원
'국장 복귀' 서학개미엔 비과세<YONHAP NO-2723>
24일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벨기에 펀드 전액 손실이라는 뼈아픈 교훈을 겪은 한국투자증권 등 금융투자업계가 '현재 투자자금 성향' 진단을 필수 절차로 도입한다. 형식적이었던 투자자 정보 파악을 실질화해 불완전판매를 근본 차단하려는 금융당국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위험한 상품을 설명하는 동영상 학습 자료도 제공하는 등 중층적인 안전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새로운 영업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복안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로 새롭게 도입되는 현재 투자자금 성향 확인 제도는 기존의 투자자 정보 확인 절차를 한층 강화한 것으로, 상품을 투자하는 현 시점에서의 투자자금에 대한 정보를 뜻한다.

그간 투자자들은 계좌 개설 시 거래목적·재산상황·투자경험 등 일반 투자자 정보 확인서만 작성하면 상품에 투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일반 투자자 확인서뿐 아니라 현재 투자자금 성향 확인서를 필수로 작성한 뒤 그에 적합한 상품을 권유받게 된다.

현재 투자자금 성향은 현재 투자 시점의 투자목적, 현재 투자자금의 원금보존 태도, 현재 투자목적을 고려한 위험 감수, 현재 투자목적을 고려한 투자 예정 기간 등 4개 항목으로 나뉜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온라인에서 투자할 경우 상품을 조회하거나 매매할 때마다 현재 투자자금 성향을 진단받는다. 영업점에서 투자할 땐 판매 직원을 통해 투자권유를 받을 때마다 관련 절차를 밟는다.

현재 투자자금 성향 확인 결과 원금을 보존하려는 투자자는 '매우 낮은 위험' 등급의 상품만 권유받는다. 손실 감내 수준을 뛰어넘는 고난도 상품은 권유받을 수 없다. 투자 예정 기간에 걸맞지 않은 고난도 상품 또는 만기까지 환매가 불가능한 상품 역시 투자권유가 제한된다.

앞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에게 투자자 보호의 미비함을 지적받았던 한국투자증권은 고난도 상품에 대한 별도의 개선책을 마련했다.

우선 상품설명서 내 상품명 부분에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임을 명확히 표기해 투자자가 위험성을 즉각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부적합 투자자에 대한 안내와 손실 발생 가능성, 실제 손실 사례 등 핵심 위험 정보를 설명서 상단에 배치해 투자 결정 전 반드시 확인하게끔 한다.

또한 투자 숙려 기간 중에는 상품의 구조와 위험성을 쉽게 이해하도록 제작된 동영상 자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복잡한 금융 용어와 구조를 시각적으로 설명함으로써 투자자의 실질적 이해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새 제도는 투자자 권익을 강화하는 동시에 금융사의 책임도 명확히 하는 양방향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행 초기엔 매번 성향 확인 절차를 거치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본인에게 맞지 않는 상품으로 인한 손실을 예방하는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이삭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