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클래식'도 9차례 진행…경기필이 첫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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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은 내년 총 27편, 226회 공연으로 구성된 시즌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시예술단 중심의 레퍼토리 강화와 관객 저변 확대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꾀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서울시오페라단이 선보이는 '나부코'다. 1980년대 이후 처음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은 4월 대극장에서 열린다. 성서 속 바빌로니아 왕국의 권력 투쟁을 장대한 합창과 드라마로 풀어낸 이 작품에는 양준모, 서선영, 최지은 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으로 대표되는 대규모 합창 장면은 오페라의 원형적 감동을 다시 한번 환기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무대도 마련된다. 서울시무용단의 신작 '무감서기'는 서울굿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굿에 담긴 불안과 치유의 정서를 놀이와 움직임으로 재구성했다. 영화적 영상미와 음악, 현대 안무를 결합해 한국 춤의 정서적 확장을 시도하는 작품으로, 9월 대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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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분야에서는 영국에서 호평받은 심리 스릴러 '말벌'(THE WASP)이 국내 초연된다. 트라우마와 계급, 폭력의 기억이 현재를 잠식하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린 작품으로, 3월 8일부터 4월 26일까지 세종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음악 프로그램에서는 정명훈 지휘자가 KBS교향악단과 함께하는 무대가 눈길을 끈다. 2027년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 음악감독 취임을 앞둔 정명훈은 10월 대극장에서 KBS교향악단과 마지막 레퍼토리 공연을 갖는다.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협연자로 나선다.
대중화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2024년 시작된 '누구나 클래식'은 내년에도 연중 9차례 진행된다. 관객이 1000원부터 1만 원까지 관람료를 직접 선택하는 방식으로, 베토벤·브람스·차이콥스키 등 친숙한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시작으로 KBS교향악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지역 교향악단들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서울이 세계 예술의 흐름 속에서 어떤 도시인지 보여줄 책임이 있다"며 "전통과 동시대성, 대중성과 예술성을 함께 담아 새로운 예술의 표준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